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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경선 친박 vs 비박…물거품 된 수도권 후보론
뉴스종합| 2015-01-28 16:15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원장 경선이 ‘이주영-홍문종’, ‘유승민-원유철’의 양자 대결로 확정됐다.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가 확정되면서 이번 경선은 친박(박근혜) 대 비박 구도는 보다 또렷해졌다.

28일 부산ㆍ경남(PK) 4선의 이주영 의원은 수도권 3선 홍문종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고, 대구ㆍ경북(TK)의 3선 유승민 의원은 수도권 4선 원유철 의원을 파트너로 삼았다.

이로써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PK와 TK 중진이 수도권 중진과 짝을 이뤄 대결하는 구도가 됐다. 이 의원은 경남 창원 마산합포의 3선 의원이고, 홍 의원은 경기 의정부을이 지역구다. 유 의원은 대구 동을에서 3선을 했고, 원 의원은 경기 평택갑이 지역구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정론관에서 유승민 의원과 함께 손을 잡고 정책위의장에 도전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지역별로는 PK와 TK의 대결로 보이지만 당내 계파별로는 친박 대 비박의 매치업이 완성된 형국이다.

▶친박 대 비박 대결=이 의원은 비록 ‘원조 친박’은 아니지만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마지막까지 세월호 참사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신박’이라 불린다. 이 의원과 ‘짝’을 이룬 홍 의원 역시 친박 핵심으로 분류된다.

반면 ‘원조 친박’이었던 유 의원은 박 대통령 당선 무렵부터 거리를 두면서 쓴소리를 내 ‘탈박’으로 평가된다. 유 의원의 ‘러브콜’ 대상은 비박계 수도권 중진인 원 의원이었다.

이처럼 친박과 비박 간의 대결구도가 펼쳐지게 되면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역대 어느 경선 못지 않게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김무성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까지 비박계가 차지할 경우 박 대통령과 친박의 당 장악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홍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처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우리가 만든 박근혜 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임하고 이 자리에 섰다”며 “쓴 소리보다 되는 소리, 손가락질보다 서로 어루만지며, 청와대와 여의도가 이 모든 것을 공동 책임지고 하나가 돼야 돌파한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반면 원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심의 바다 한가운데 있는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ㆍ정ㆍ청 관계의 중심을 잡고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홍문종 새누리당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정론관에서 이주영 의원과 함께 손을 잡고 정책위의장에 도전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측 후보들이 ‘박심’을 얻기 위해 노골적으로 친박 내지 비박 성향을 드러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친박이 당내 무시할 수 없는 계파의 한 축을 이루는만큼 지근거리에서 접촉면을 넓혀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민심의 향배가 ‘박심’을 등진다면 언제든 거리두기를 시도할 것으로도 보인다.

▶물거품된 수도권 원내대표론=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영남-수도권 러닝메이트 조합이 완성되면서 ‘수도권 후보 역할론’은 물거품이 됐다.

정책위원장으로 출마한 홍 의원과 원 의원 그리고 정병국 의원과 심재철 의원 등은 수도권 중진으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보여왔다. 다음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수도권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도권 중진이 원내대표를 맡아 총선을 준비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또 영남당이라는 지역정당의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도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이들은 그동안 비공개 회의를 갖는 등 단일화를 논의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당내 ‘친박’과 ‘비박’ 계파구도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홍 의원과 원 의원은 각각 이 의원, 원 의원과 짝을 이뤘고 정 의원과 심 의원은 불출마를 선택했다.

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 단독 원내대표를 만들려 노력했지만 단일화가 사실상 실패했다”며 “절박한 위기 속에서 민생살리기가 시급한 현안이니 정책위의장으로 역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이주영 후보가 수도권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당을 이끌어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후보와 수도권을 하나로 아울러서 전국 정당으로 만드는데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생각해 결론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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