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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도 '핀테크'로 간다
뉴스| 2015-02-11 14:46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정보기술(IT) 업계에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의 결합을 뜻하는 신조어)' 열풍이 불면서 게임 업체들도 금융업에 손을 뻗치는 추세다. 자사 플랫폼에서 이미 결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핀테크를 도입했을 때 시너지도 더욱 크다는 평가다.

지난 2일 국내 게임 2위 업체 엔씨소프트는 결제대행업체 KG이니시스가 발행한 전환사채(CB) 4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KG이니시스는 엔씨소프트 '리니지', '블레이드앤드소울' 등 게임의 유료 가입자 결제 업무를 담당해왔다. 두 회사는 핀테크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해 온라인 결제와 O2O(Online to Offline), 커머스 등 금융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700조원 규모의 오프라인 시장 중 20%인 140조 거래를 껴안는다는 목표다. 인증·보안·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단말기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는 전자결제 업계 3위 사업자인 한국사이버결제(KCP)를 인수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를 추가 인수했다. 알리바바·아마존 등 유통업계가 금융 사업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내고 있는 만큼 핀테크 업계에 안전하게 안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임과 금융 어떤 시너지 낼까
미국·중국에서 핀테크 열풍이 먼저 분 이유는 규제가 적기도 하지만 현금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카드가 보편화 됐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에서는 현금 거래만 하는 가게들도 많다. 중국은 카드산업 자체가 성숙하지 못한 단계라 현금 거래의 불편함을 해소할 방법이 필요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 측면이 크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게임 산업은 핀테크에 가장 적합한 업종이다. 지금까지 게임 업계는 가입자의 월 가입료, 게임 내 상품 판매 등 부분 유료화에 기대왔다. 현금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사업이지만 이 자본을 활용해 신규 게임 개발에 재투자하거나 우수 게임사를 인수합병(M&A)해 게임 이용자를 늘려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정도였다.

결제서비스를 직접 챙길 경우 가입자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지는 건 물론 현금 보유고를 이용한 금융 서비스업에까지 진출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처럼 특히 게임 이용자간 아이템 직거래 등 파생 거래가 활발한 경우 이들을 끌어들여 그동안 업체가 챙기지 못하던 새는 구멍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하는 '길드워'같은 패키지 게임은 콘솔 결제와 접목해 게임 내 상품 유료화도 꾀할 수 있다. 게임, 단말기, 결제가 결합한 신개념 게임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업계가 전자결제 플랫폼을 오랫동안 이용해 노하우가 있고 핀테크 시장 역시 크고 있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on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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