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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세뱃돈은 투자통장에…자녀 저축습관은 부모의 몫
뉴스종합| 2015-02-13 11:22
설을 앞두고 30여년 전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본다. 부모님은 설이 되면 세뱃돈 대신 갖고 있던 주식을 형제들에게 몇 주씩 나눠 주시곤 했다. 형제가 꾸준히 나눠 받은 주식은 10여년이 지나 꽤 늘어났고 대학을 진학할 무렵 컴퓨터나 통신기기 등을 구입하는데 요긴하게 사용됐다. 원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값어치가 된 주식을 보며 자연스럽게 형제들은 주식을 발행한 회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고객과 자산관련 상담을 해보면 남다르게 자녀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들의 특징은 자녀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이론 교육 보다는 실천과 습관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녀들을 방학기간에 열리는 일회성 경제캠프에 참여시키는 것보다 통장을 만들어 실생활에서 아이와 함께 용돈을 관리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 통장에는 현금도 넣어주지만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가치주, 배당주 등 우량주를 넣어준다. 또 투자원금이 미성년자 기준으로 2000만원이 넘게 되면 증여신고에도 적극적이다. 신고시점부터 10년이 지나면 추가 증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증여를 통해 적극적인 절세방안을 찾는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일반적인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남다른 부모의 습관을 그냥 따라 하는 것도 좋다. 우선 증권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어린이 대상의 금융상품들을 잘 선택한다. 설정한지 10년 정도의 장기 누적성과가 있는 펀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어린이 펀드는 장기투자의 특성상 6개월이나 1년의 단기수익률 보다는 5년 이상의 장기수익률이 중요하다. 그리고 유행에 민감한 펀드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일정수익을 내는 펀드인지 살펴봐야 한다. 저성장ㆍ저금리에 맞춰 저평가된 주식에 꾸준히 투자하는 가치투자펀드, 배당ㆍ우선주펀드 등이 그것이다.

또 투자자와의 신뢰를 중요시하는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상품을 단순히 수수료 수입의 대상으로 보기 보다 자녀들의 훌륭한 성장을 돕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회사를 선택하면 좋다. 이런 회사는 성실하게 운용할 뿐 아니라 번거로운 증여신고를 대행해 주는 등 투자습관을 보다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한 자녀당 부모와 조부모를 포함해 무려 6명분의 세뱃돈이 모인다. 그 많은 세뱃돈이 모두 어디로 갈까? 이제부터라도 세뱃돈을 자녀들의 투자 통장에 넣어보자. 그리고 아이를 키우듯이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수익률을 1년에 설ㆍ추석 두 차례만 확인하자. 3개월에 한번씩 보내주는 자산운용보고서를 자녀와 함께 읽고, 투자한 회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렇게 10년을 관리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투자습관을 기르기 위해 이렇게 간단한 10년의 실천을 하지 못한다면 어린이 펀드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 남다른 아이의 저축습관이 부모의 몫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정환(신영증권 영업부 영업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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