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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애아 봉사 시간이 그 엄마에겐 쉬는 시간"
뉴스| 2015-02-27 21:36
[헤럴드 분당판교=이혜옥 기자]바이올린 레슨을 하고 있는 김영선(40세)씨는 매주 월요일 성남 한마음 복지관(분당우리복지재단)으로 향한다. 복지관 내 장애아 어린이집에서 3년째 봉사하고 있는 영선씨는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와 아이들에게로 달려간다. 이 곳 어린이집은 만0~5세의 장애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특수교육과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장애아들의 식사보조 봉사를 하고 있는 영선씨를 만나 그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봉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 딸이 하나 있다. 그 아이에게 동생이 생길 뻔 했는데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이곳 복지관에 장애아 어린이집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냥 작은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다.

▶주로 어떤 봉사를 하는지
-아이들 식사보조를 한다. 혼자서 숟가락을 들 수 없는 아이들은 밥을 먹여주고 또 어떤 아이들은 혼자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돌아다니는 아이들은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정기적으로 오는 사람은 혼자로 알고 있다. LH공사나 네이버 같은 기업체에서 가끔 단체로 방문한다. 아이들 데리고 현장학습 갈 때나 크리스마스 장식할 때, 대청소 할 때 와서 일손을 돕는다. 아이들 사회적응훈련 프로그램(우체국, 소방서 견학, 전철타기)할 때 선생님들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한 손으로는 휠체어를 밀고 다른 한 손으로는 또 다른 아이 손을 잡고 걸어야 하니까. 사실 선생님들 수고에 비하면 내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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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들은 밥을 먹는 것조차 수월하지 않다. 성남한마음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가 장애아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우리나라에 장애아 어린이집이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시흥에 사는 분이 이곳까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온다. 나도 한 아이의 엄마라 그런지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잠깐 시간 내 봉사 하는 이 시간이 그 엄마들에게는 쉬는 시간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그냥 행복하다. 그리고 사실 봉사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오히려 내가 받는게 훨씬 더 많다. 내가 많이 가져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거지만 함께 나누면 더 풍성해 진다는 걸 느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곳 어린이집은 담임선생님 1명, 보조선생님 1명, 시간제 선생님 1명으로 총 3명이 있다. 거듭 얘기하지만 야외수업 할 때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교실에서 활동수업을 할 때도 교사들이 일일이 어질러진 것을 다 치워야 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해서 보고 있기 안타까울 때가 많다.

장애아에 대한 사회인식이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불편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구조만 탓하고 있을게 아니라 나라도 작은 의도나마 행동으로 옮기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만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니라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아이들이 좀 더 행복한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hyelee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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