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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경제입법 전쟁 6개월…與‘60% 통과’野에 판정승
뉴스종합| 2015-02-23 11:15
지난해 9월 정기국회 개회 직전 여당의 ‘경제활성화’와 야당의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펼쳐진 입법대결이 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여당이 정부와의 협공으로 30개 법안을 밀어부쳐 60% 이상을 처리한 반면 야당은 지난 6개월 동안 25개 법안 중 단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할 정도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작년 8월말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경제활성화법 30개를 처리해 경제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국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새누리당은 이 때부터 최우선 입법과제로 경제활성화를 올려 놓고 지금까지 야당을 압박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6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까지 새누리당은 30개 법안 중 19개를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드시 저지하겠다던 ‘가짜 민생법안’도 6개 포함됐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주택법(분양가상한제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개발이익환수포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1가구1주택 원칙 폐기) 등 부동산 3법이 작년 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와 함께 카지노 등 사행산업을 확산시킬 수 있고 반서민적 호화 시설을 양성한다는 이유로 수용불가 방침을 밝혔던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법,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법, 경제자유구역특별법 등도 결국 새정치연합의 협조로 국회에서 처리됐다.

반면 새정치연합이 정부ㆍ여당의 경제활성화법에 맞서 같은 시기 내놓았던 소득주도성장 법안 25개는 여전히 국회 계류 상태다. 이는 우윤근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이었던 당시 발표한 것으로 이후 백재현 전 의장, 지금의 강기정 의장 등 정책위의장 3명이 바뀌는 동안 단 한 건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강 의장은 지난 22일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25개법 중 특히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과 파견근로자 보호법, 최저임금법을 ‘장그래 3법’이라고 말했는데 장그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법안은 2012년 19대 국회 초기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한 ‘당론 법안’이었지만 4년째 상임위원회 법안심사 단계에 묶여 있다. 여기에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등 노동 관련 법안과 부동산 3법에 맞서 추진됐던 주택임대차보호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도입)등 같은 시기에 발의된 법안을 포함하면 2012년 발의돼 4년째 계류상태인 법안만 9개나 된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만 되고 제대로된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25일 정부 및 청와대와 함께 당ㆍ정ㆍ청 정책조정협의회를 갖고 나머지 11개 경제활성화법안 처리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해 새정치연합이 또다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당 내부에서도 2월 국회 동안 당의 주력법안을 처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 의장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4월 국회로 넘겨 다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우리 당이 협조만 해주고 얻어낸 법안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는 여당 법안 1개가 통과될 때 반드시 우리 당 법안 1개도 똑같이 처리될 수 있도록 협상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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