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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 칼럼]대한민국 농구 명장들
엔터테인먼트| 2015-02-25 11:00
지난 해 10월 3일, 한국남자 농구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이란에 79-77로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두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뒤, 곧바로 인천 삼산월드 체육관 부근의 한 고기집에서 우승 축하 만찬이 펼쳐졌다. 대한농구협회 주관으로 열린 만찬에는 유재학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 김영기 KBL 총재 등이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3명은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대표팀 감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 방열 회장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그리고 김영기 총재는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남자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방열 회장은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은 정말 축하할 일이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승의 기쁨을 안겨준 유재학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시안게임 우승 감독으로서 한국농구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같이 장식할 수 있게돼 기쁘다”고 말했고, 김영기 총재도 아시안게임 우승 감독으로 동참한 유재학 감독에게 격려의 말을 건넸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21일 프로농구 정규리그 통산 500승 달성 기념식에서 김영기 KBL 총재로부터 기념 상패와 함께 축하를 받았다. 500승은 1998년부터 17년간 거둔 승수이다. 대우증권, 인천 신세기, 전자랜드를 거쳐 현재의 울산 모비스 감독까지 3개팀을 거치는 동안 거둔 성적이다. 유재학 감독은 개인 성적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KBL 최장수 사령탑으로 정규리그 우승 4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4회, 감독상 4회, 선수 시절 농구대잔치 MVP 수상 등 아주 화려하다.

국내 스타 출신 지도자 중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지도자가 얼마나 될까. 프로야구 김응룡 감독, 프로배구 신치용 감독 등만이 거론될 만 하다. 농구계에서는 그의 성공을 다만 성적으로서만 얘기하지 않는다. 유재학 감독은 농구 코트 안에서뿐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좋은 면을 많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의리파 형님’ ‘롤 모델’ ‘영감의 사나이’ ‘만수’ 등이 그에게 따라붙는 별칭이다.

스타 출신 플레이어, 스타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낮추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치밀한 계획을 세우며 많은 노력을 해 선후배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유재학 감독에 키워진 선수들이나, 현재 지도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감독이기 전에 인생의 선배로서 그의 말과 행동을 잘 따른다. 또 한 때 그가 모셨던 옛 선배 지도자나 감독 등도 예의바른 그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 방열 회장을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농구 선배로서 깍듯이 모시는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오늘 같은 모습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 것이 아니다. 오랜 선수생활과 지도자 생활에서 피와 땀과 눈물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프로스포츠 감독은 외롭고 고독한 자리이다. 먹고 먹히는 정글의 법칙이 작용하는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이겨도 편하지 못하고 져도 결코 낙심할 수 없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농구에서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유재학 감독이 막판 레이스가 치열하게 펼쳐지는 올 시즌을 어떻게 장식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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