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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인맥도 자산...반세기 이어온 상위 0.1%의 사교클럽
뉴스종합| 2015-02-28 10:13
-대 이은 사교 클럽, ‘추천’ 받아야 들어가
-명문가 자제들, 사교 모임 통해 혼사 이뤄지기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 자수성가형 부호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맥이다. 세계 1위 부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역시, 사립 중고등학교와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인맥 덕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MS를 반석에 올려놓은 1등 공신 ‘스티브 발머’는 그의 하버드 동창생으로 게이츠는 하버드를 중퇴했지만 학우들의 힘은 빌릴 수 있었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도 ‘부모가 자녀의 인맥을 넓혀줘야 한다’는 것이 교육방침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변호사였던 그는 아들에게 자산을 물려주진 않았지만, 인맥은 물려준 셈이다.


이처럼 상류층일수록 인적 네트워크를 중요히 여긴다. 상위 1%, 또는 상위 0.1%로 올라갈수록, 집단의 규모는 작아지기 때문에 더욱 결속력있는 인맥을 자랑하기도 한다.

한국에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명문가 자제 사교 모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명우회’다. 1956년 결성된 이 모임은 당초 경기고등학교나 서울사대부고, 경기여고 등 명문 고등학교 출신 대학생이 함께 독서를 하고 토론하는 교양 서클이었다. 서울대와 이화여대 출신들이 주로 모인 이른바 ‘똑똑한 학생’들의 모임이었던 셈이다.

이 모임의 성격이 ‘똑똑하고 집안도 좋은’ 학생들의 모임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은 80년대 경제성장이 급속히 이뤄지면서부터다.선배 추천 규정도 이 때 생긴 것이다. 경제 성장에 따라 기업 규모가 커지고 ‘명문가’ 개념이 생기면서, 이같은 문화가 공고히 됐다. 한 해 30명 안팎의 엄선된 신입회원만 받아들이고, 재계 뿐 아니라 법조계, 정관계의 자제들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딸을 비롯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들인 현대가의 3세들도 명우회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대 재직 교수 가운데 명문가 출신인 이들도 재학 중 명우회에 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명우회는 90년대 재계와 정계의 혼사가 이 곳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 등에도 종종 등장하곤 했다. 최근에는 재계나 장관급 뿐만 아니라,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자제들도 가입이 가능할만큼 추천 기준이 좀 더 유연해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바탕이 된 명우회 이야기는 국내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앞서 빌 게이츠 일화에서 보듯이 해외 주요 대학에서도 핵심은 인맥이다.

미국 역시 명문대 중심의 사교 클럽이 활성화돼 있다. 하버드대의 ‘파이너스 클럽(Finer‘s Club)’은 미국 사회지도층이 될 만한 학생들이 모인 사교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기존 회원 추천으로만 들어갈 수 있고 회원 명단은 공개되지 않는다. 아이비리그 명문대 졸업생이 모여 만든 ‘르네상스 클럽’도 있다. 이 클럽은 미국 사회 주요 보직에 회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도 하버드 대학을 함께 다니는 학우들과의 교류를 위해 시작돼, 인근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번져나가며 성장했다. 성공은 홀로 이뤄나가기 힘들다.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에게는 하버드대 동창생이자 회사의 성장을 도운 스티브발머와 더스틴 모스코비치가 있었다. 부호들이 인맥 쌓기에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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