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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체험 프로그램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
뉴스| 2015-03-04 06:40
[헤럴드 분당판교=신민섭 인턴기자(서울대)]한국 청소년들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교육부가 작년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발표 한 '2014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대학교육 이수율은 66%, 고교 이수율은 98%에 달하며 OECD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한 많은 청년들은 반수와 재수, 편입 등으로 방황하고 있으며, 취업에 성공한 이들조차 조기퇴사를 반복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진학’이 아닌 ‘진로’를 고민할 필요가 있는 청년들
이런 현상은 ‘진로’ 대신 ‘진학’에만 초점을 맞춘 우리나라 교육으로 인해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근본적인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EBS 다큐프라임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몇 년 전 ‘대한민국 진로교육 프로젝트 - 나는 꿈꾸고 싶다’ 6부작을 통해 한국의 진로교육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도 했다.

진로교육은 한국사회의 화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직업체험’이다. 머리 속으로만 알고 있던 각종 직업들을 각종 체험해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직업체험 관련 프로그램은 현재 한국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지역 재능기부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청소년들에게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분당·판교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바로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수련관)의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이다.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 - 지역 스튜디오와 연계해 청소년들에게 직업 배움터를 제공하다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는 지역연계 운영방식을 통해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체험을 통해 진로를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고자 마을 카페, 목공방 등 마을의 스튜디오에 재능기부를 청했고, 이에 수련관-스튜디오-청소년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가 2013년 형성됐다.

네트워크에 포함된 9개 분야 27개의 스튜디오들은 청소년들에게 지역 배움터 역할을 한다. 청소년들은 카페, 사진스튜디오, 도예공방 등을 직접 찾아가 일일체험을 할 수 있다. 보다 심화된 활동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해 수련관은 동아리를 구성하여 회기를 갖춰 각 스튜디오에서의 직업체험을 진행한다. 이 중 바리스타 카페 ‘지후아타네호’는 청소년들에게 인턴부터 취업까지 이어지는 바리스타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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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25통 꿈 네트워크'에서 바리스타를 체험 중인 청소년들. (출처: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의 ‘기업버전’도 존재한다. 판교테크노밸리 내 기업들과 연계해 멘토 및 재능기부를 진행하는 ‘착한 공감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31개 기업에서 107명의 멘토들이 참여 중이다.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 이전에도 수련관 내 진로탐색 프로그램은 존재했다. 다만 직업유형 검사를 실시하고, 관련 대학 및 직업 현장에 청소년들을 데려가는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이종림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 관장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재능을 나눠줄 수 있는 멘토들을 판교청소년수련관을 중심으로 한 진로네트워크로 조직했다는 점이 여타 직업체험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현장에서 배우다보니 청소년들의 반응도 좋다. 특히 관련 직업군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 청소년활동팀의 오보연 담당자는 “현장도 가보고 자신의 롤모델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청소년들이 진로를 보다 명확히 설정할 수 있다”며 프로그램의 효과를 소개했다. 일일체험에 참가하는 청소년들 역시 스튜디오에서 하루 동안 만들어낸 결과물이 있으니 만족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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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스튜디오에서 천공예를 배우고 있다.(출처: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


체험현장을 제공하는 스튜디오들도 보람을 느낀다. 스튜디오를 외부에 알림과 동시에, 청소년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담당자는 “특히 해당 직업군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참여하면 재능기부하시는 스튜디오 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스튜디오 대표는 “단순한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재능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여러 사람들과 지적인 호기심을 나눌 수 있다는 데 만족을 느낀다”고 소감문에서 밝히기도 했다. ‘착한 공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 역시 청소년들을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의 인재’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재능기부 중이다.

오 담당자는 “청소년들이 진로에 관해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게끔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준다는 점이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가 지닌 의의”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실제 체험을 통해 머리 속으로만 그려오던 선택지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판교 25통 지역에 ‘공동체’의 의미를 더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수련관은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확대·다양화시켜 신생도시 판교를 청소년·지역주민·상주가 함께 만드는 지역공동체로 변모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마을 스튜디오와 연계하여 청소년들이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판교 25통 꿈 네트워크’. 덕분에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을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그려나갈 수 있게 됐다.
charliesnoop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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