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
‘집 평수+20’ ‘前세대 제품 가격×1.4’, ‘연평균 50% 값 하락’…TV의 방정식
뉴스종합| 2015-03-04 08:03
집 평수+20 또는 시청거리×0.84=적정 TV크기 산출법
前세대 제품 가격×1.4=신기술 TV 대중화 시점
연평균 50% 가격하락=신기술 TV의 평균가격 절반 하락시점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한국인에게 TV는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그대’다. 하루 평균 3시간(방송통신위원회 2014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결과)을 곁에 끼고 살면서도 막상 자신이 소유한 TV의 자세한 기능이나 기술적인 특징은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다. 그러나 시장은 소비자의 이런 ‘게으름’을 용서치 않는다. ‘누구보다 빠르게 또 남들과는 다르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TV 기술과 신모델의 홍수 속에서, 이사철마다 가전매장 TV 코너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다. “큼직한 화면에 방송 출연자의 모공까지 보이는 화질, 싼 가격까지 원한다”는 당신이 ‘TV의 방정식’과 간략한 역사를 알아둬야만 하는 이유다.


▶가격은 떨어지고 화면은 커지는 ‘대대익선’의 방정식=우선 TV 시장의 흐름은 ‘대대익선(大大益善)’ 한마디로 요약된다. 물론 거주지의 크기에 따라 적당한 크기의 TV를 선택하는 기준은 있다. 이른바 ‘집 평수+20’ 또는 ‘시청거리×0.84’라는 공식이다. 예를 들어 지금 사는 집 평수가 35평이라면 집 평수+20 공식에 따른 적정 TV 화면의 크기는 55인치다. 45평대의 집에 살고 있다면 65인치 TV를 사는 것이 좋다. 시청거리×0.84 공식은 화면 몰입감 극대화에 보다 비중을 둔 방법이다. TV 화면에서부터 평소 TV를 시청하는 자리까지의 거리가 약 2m(77인치)라면 적당한 TV 화면의 크기는 65인치다.


그러나 반드시 이 기준에 따라 TV를 살 필요는 없다. 다양한 업체 사이의 경쟁과 이에 따른 기술의 진보로 현재 TV 시장이 매년 평균 사이즈는 커지는 동시에 가격은 낮아지는 ‘반비례’ 형태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 실제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세계 평균 TV 사이즈는 2009년 30.9인치에서 2010년 32.4인치, 2011년 33.2, 2012년 35.5인치, 2013년 37.1인치, 지난해 38.6인치로 매년 커졌지만, TV 업체의 대당 평균판매단가(ASP)는 2009년 494달러, 2010년 474달러, 2011년 463달러, 2012년 475달러, 2013년 440달러, 2014년 430달러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TV의 가격 하락이 기술력 및 품질의 향상보다 빨리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TV의 화소 수 역시 SD(768×576)에서 HD(1280×720)를 거쳐 F(풀)HD(1920×1080), U(울트라)HD(3840×2160)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싼 값에 더 크고 세밀한 화면의 TV를 감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기술 대중화 부르는 ‘가격 차 1.4배’ 공식…LCD 기반 UHD TV 이어 OLED 대중화도 코앞=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안락의자에서 과자 먹으며 TV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TV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TV 업계의 대화면ㆍ가격 인하 경쟁과 더불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색 재현율 등 화질을 높인 차세대 TV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내놓은 ‘퀀텀닷(양자점) TV(삼성전자 SUHD TV, LG전자 슈퍼 울트라HD TV’가 그 주인공이다. 퀀텀닷 TV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붙여 색 재현율과 명암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SUHD TV는 기존 TV 대비 명암 표현력을 2.5배, 색 재현율을 64배 끌어올렸다. 특히 LG전자는 퀀텀닷 TV 외에도 올해 ‘올레드 TV’ 제품군을 대폭 확장 출시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차세대 TV 경쟁에 적용되는 법칙이 바로 ‘전세대 제품 가격×1.4’라는 신기술 TV 대중화 공식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LG전자의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과거 HD에서 FHD로, FHD에서 UHD로 TV 시장이 변화할 때의 사례를 보면, 두 제품 사이의 가격 차이가 약 1.4배 이내로 줄어들었을 때 시장 이동 속도가 빨랐다”며 올해 OLED TV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점친 바 있다.


실제 전 세계 TV 시장은 UHD TV의 빠른 가격하락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출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5인치 UHD TV(UN55F9000AF, 55LA9700)의 가격이 출시 9개월 만인 지난해 3월 각각 46.4%, 55.9% 떨어지는 등 UHD TV 모델의 ‘가격 반락(半落)’ 시기가 1년 이내로 줄어들면서, FHD TV와의 직접경쟁이 가능해졌기 때문. 이에 따라 지난해 약 1300만대 규모에 불과했던 UHD TV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17년 약 6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디스플레이서치)된다.

아울러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올레드 TV의 가격 역시 65인치 기준 1090만원, 55인치 기준 690만원으로 LCD 기반 UHD TV(슈퍼 울트라HD TV 65인치 740만원, 55인치 520만원)보다 크게 비싸지 않아 그 성장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기능은 무한대로, 버튼은 무한소로 ‘TV 리모컨 혁신’=한편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 TV가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그 단짝인 리모컨 역시 숱한 변화를 거쳐왔다. 리모컨의 혁신을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바로 버튼의 숫자다. 지난 1985년 최초 23개 였던 TV 리모컨(삼성전자 모델 기준)의 버튼 숫자는 TV의 기능 증가 물결에 따라 2011년에는 113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 TV의 도입과 음성인식ㆍ터치패드 등 기술의 융합으로다시 Tv 리모컨의 버튼 수는 10~20개로 줄어드는 추세다.

yesyep@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