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광란의 IS, ‘천년고도’ 님루드 파괴 시작…“다음은 하트라일 것”
뉴스종합| 2015-03-06 08:55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또 다시 고대 유적지를 파손하기 시작했다.

이라크 관광유적부는 IS가 이라크에 있는 옛 아시리아 수도 ‘님루드’를 “중장비 차량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서 밝혔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당국은 IS의 님루드 파괴 작업은 5일 오후부터 시작했으며, 유물 운반용으로 보이는 대형 트럭이 현장에서 목격됐다고 밝혔다.

‘천년고도’ 님루드 유적지. 위키피디아

익명을 요구한 현지 관료는 AFP통신에 “현재로선 파손 규모가 얼마나 되는 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기원전 13세기에 창건된 님루드는 IS가 장악한 모술에서 남동쪽으로 30㎞ 떨어진 티크리스 강 유역에 위치해 있다. IS는 지난해 6월에 모술과 님루드가 있는 니네베 주(州)를 손아귀에 넣었다. 이라크 전체에 공식 등록된 1만2000개 고적지 가운데 15%인 1800개가 이 지역에 몰려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미국 스토니브룩대 고고학자인 압둘라미르 함다니는 AFP에 “IS의 계획은 이라크의 유산을 한번에 하나씩 부수는 것이다”며 “다음 차례는 하트라(파르티아 제국의 거대 요새도시)’가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이는 고작 시간문제다”라고 덧붙였다.

하트라는 님루드 윗쪽에 있는 2000년 된 문화도시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다.

앞서 IS는 복면 괴한들이 이라크 모술 박물관에서 전시 석상과 조각품을 망치 등 장비로 부수는 동영상을 지난달 26일 인터넷에 올린 바 있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고대 시리아어 서적과 오스만 제국 서적 8000개를 소장하고 있던 모술 도서관에 폭발물을 설치, 불태워버렸다.

IS는 이슬람 율법을 극단적으로 해석, 조각상과 우상, 성지 등이 신 보다 숭배되어선 안된다며 고대 유물을 없애고 있다. 모술 박물관 유물 파괴 동영상에서 IS 대원은 “예언자가 그의 피묻은 손으로 메카의 우상을 없애고 묻었다”고 주장했다.

모술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주로 님루드와 하트라에서 출토된 것들로 알려져 있다.

고고학자 등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IS의 문화유산 파괴를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리반이 바미얀 대불을 파괴한 사건과 비교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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