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에 달하는 계약 체결 등의 경제 성과가 기업을 위한 것이라면, 일부 중동국가에 대한 입국 사증 수수료 면제 등은 일반 국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사안이다. ‘국민 챙기기’라는 자평을 청와대는 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쿠웨이트 입국사증 수수료(11달러) 면제에 합의했다. 사바 쿠웨이트 국왕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끌어낸 성과다. 우리 국민과 기업인들은 연간 약 7000명이 쿠웨이트를 찾는다. 입국을 위한 사증발급에 환전을 하고 짧지 않은 대기시간이 있었던 불편을 해소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쿠웨이트 국민이 방한할 때 무사증 입국 허가기간을 기존 30일에서 90일로 연장해주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쿠웨이트ㆍUAE 정상과 운전면허 상호 인정 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동지역에서 외국인이 운전면허를 취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면서 “현지 진출 우리 기업인ㆍ방문객, 동포들에게 큰 편익을 주는 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카타르의 타밈 국왕과는 작년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만나 무사증 입국 허용을 확답받기도 했다. 타밈 국왕이 작년 11월 방한했을 때 박 대통령은 “카타르 국민은 사증없이 30일간 우리나라에 체류할 수 있다”며 “상호주의에 따라 우리 국민에 대해서도 무사증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타밈 국왕은 당시 귀국 직후 왕령으로 한국민에 대한 30일 무사증 입국을 결정한 바 있다. 타밈 국왕은 지난 8일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동 4개국 정상과 회담을 할 때 한국 기업의 애로 사항 해결을 적극 요청하는 ‘가시 뽑기’ 행보도 펼쳤다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사우디의 살만 국왕과의 회담에선 공기지연, 공사대금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의 사정을 설명하며 정상 차원의 관심과 배려를 요청했다.
이에 살만 국왕은 “양국관계에 저해됨이 없도록 한국 기업들에게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쿠웨이트의 사바 국왕도 한국 기업의 현지 사업 수주와 관련, “한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작은 것이라도 신경써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순방국인 카타르 도하를 떠나기 전 9일 새벽(한국시간) 전용기인 공군 1호기 안에서 약 15분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동은 신뢰를 한 번 쌓으면 굉장히 깊은 믿음을 주고 일을 잘 같이 해나갈 수 있다”며 “제2의 중동붐 가능성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동외교는 시스템보다 사람간의 인적 유대가 중요하다”며 “이번 순방을 통해 형성된 정상간 친분과 신뢰는 우리 대 중동 외교의 값진 자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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