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데이터랩]체크카드 1억장 시대 활짝…평균 결제 금액 감소는 부담
뉴스종합| 2015-03-12 09:31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바야흐로 체크카드의 시대다. 금융 소비자들이 가계부채의 공포에 신용카드는 줄인 한편, 통장 잔액만큼만 소비하는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면서 체크카드 수가 1억장을 넘어서며 신용카드 숫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율이 2배 높은 점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의 ‘2014년 카드사 경영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체크카드 발급 수는 1억77만장으로 전년도에 비해 325만장(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발급 수는 9232만장으로 1년전(1억203만장)보다 9.5%, 장수로는 971만장이나 줄었다. 발급된 체크카드 수가 신용카드보다 많아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사용 실적 역시 체크카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4년 신용카드 사용실적은 500조 500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4% 증가한데 크친 반면 체크카드는 112조7000억으로 21.6% 증가했다.

금감원은 “체크카드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신용카드 고객이 다수 체크카드로 이동한 반면 신용카드의 경우 휴면카드 숫자가 줄어들고 작년 초 발생한 카드 3사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줄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2013년 이후부터 고객에게 고지한 이후에도 6개월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를 자동 해지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상반기 2357만장으로 정점을 찍은 휴면카드 수는 이후 꾸준히 줄어 작년 말에는 절반도 안되는 941만장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신용카드 중 휴면카드 비중도 20.4%에서 10.2%로 줄어들었고 회원 한 사람당 카드수도 2013년 상반기 1.39개에서 2014년 말 1.32개로 줄었다. 장롱 속 카드를 모두 없애고 실생활에 쓸 신용카드만 남겼다는 얘기다.

체크카드가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율에서 유리한 측면도 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15%인데 비해 체크카드는 그 두배인 30%여서 ‘13월의 세금 폭탄’을 피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사 입장에선 금융 소비자들의 카드 소비 패턴이 체크카드 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이 부담이다. 체크카드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 카드 평균 결제 금액은 2012년 5만6075원에서 4만7026원으로 줄었기 때문. 카드사 관계자는 “큰 금액을 결제할 때 신용카드를 주로 꺼내는 반면 체크카드는 편의점에서 1000원 미만의 소액에도 부담없이 사용하고 있어 수수료 등 비용에 비해 마진이 적은 ‘역마진’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카드 결제가 발생할 때마다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보통 건당 100원 내외로 일정하게 정해진 정액방식이어서 체크카드의 경우 밴사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카드사용으로 발생하는 수익보다 많은 것이다.

신용카드 시장의 활기가 죽는 것도 카드업계의 고민이다. 2013년 상반기 832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카드 사 전체 회원 수는 이후 꾸준히 줄어 작년 말에는 7000만명 선을 간신히 지켰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운 소비자들이 일종의 ‘빚’인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카드업계의 잠재성장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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