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선물, 외국인 유동성 = 코스피 급등의 원천은 외국인의 달라진 태도다. 특히 선물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17일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무려 1만802계약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2101계약, 16일 5112계약에 이어 날이 갈수록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주 초 갑작스레 순매도로 돌아섰던 것과는 또 다시 정반대 움직임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선물 상승에 대해 “최근 몇 차례 2000선 안착 시도에서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청산이 집중되는 등 성장통을 겪었다”며 “이 상황에서 다시 2000선을 만나자 매물 공백이 발생해 가벼운 상승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또 코스피200에 특례편입된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선물매수를 자극했고, 3월 동시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등을 거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사라진 것도 반등의 이유로 꼽았다.
▶물(유동성) 들어올 때 노(기업이익) 젓는다 =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유동성이 풍부할 때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기업이익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외국인 대규모 매수세와 주가 급등은 글로벌 유동성 확장 효과가 한국 증시에 의미있게 반영되는 첫 출발”이라며 “유동성 효과에서 시작된 상승은 기업이익, 경기개선 기대로 확장될 긍정적인 조건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170개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전망치는 22조원 가량이다. 특히 4분기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상향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이익수정비율은 큰 변화 없이 횡보하고 있어 실적 신뢰도를 쌓고 있다. 특히 중소형주의 이익수정비율은 최근 2주간 악화됐지만 대형주는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대형주의 이익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전망치과 실제치 간 괴리율(-3.2%)을 감안하면 1분기 코스피 이익은 20~22조원 수준”이라며 “직전 분기 대비 개선이 확실시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땐 소폭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및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도 필요하단 지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정책모멘텀이나 기업의 자사주매입ㆍ배당 등이 있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국내 투자자도 증시로 끌어들이기 힘든데 외국인 투자자를 불러모으려면 최근의 우호적인 환경을 발판으로 더욱 적극적인 기업의 투자의지 및 정부의 정책적 변화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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