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온ㆍ오프 경계선을 허물어라!”…대한민국 외식업은 모바일 열공중
뉴스종합| 2015-03-26 07:35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그린티 프라푸치노 벤티 사이즈에 에스프레소샷과 초콜릿 시럽 추가해주시고요. 자바칩도 올려주세요. 우유는 저지방으로 바꿔주시고요.”

회사원 정모(36ㆍ여) 씨는 스타벅스 매장 계산대 앞에서 매번 읊던 이 복잡한 문장을 읽는 수고를 얼마 전부터 덜 수 있게 됐다. 스타벅스 모바일앱을 사용하면서부터다. 앱에 평소 즐겨먹는 레시피를 등록해두면, 점원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없이 앱을 통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손쉽게 해결됐다.

외식 업계에도 온ㆍ오프라인, 모바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배달앱 서비스와 제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 업체가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로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옴니채널’이 외식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7월 개시한 ‘사이렌오더’ 서비스. 외식업의 온ㆍ오프 경계를 허문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 서비스 외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각종 시스템이 진화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 10일 조직개편을 통해 온라인 사업팀을 신설했다. 기존 마케팅팀에 소속돼 있던 것을 분리ㆍ독립하고 인원을 보강해 모바일 관련 업무를 강화한 것이다. 온라인 사업팀은 향후 ㈜롯데리아 산하 브랜드의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통합 앱을 만들 예정이다.

㈜롯데리아 산하에는 현재 롯데리아를 비롯해 엔제리너스, TGI프라이데이스, 나뚜르팝 등의 브랜드가 있지만 롯데리아는 홈서비스만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엔제리너스는 결재만 가능한 앱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모바일 관련 업무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옴니채널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이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 역시 지난 17일 대리점 사장들과 마케팅 위원회를 열고 온라인, 모바일 매출을 증대시킬 방안에 관련한 회의를 했다. BBQ는 2013년 모바일앱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도록 개편한 뒤 앱을 통한 주문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앱 주문 건수도 그 전년에 비해 120% 성장했다. BBQ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모바일을 통한 주문이 간편하다는 이점 밖에 없지만, 향후 모바일 관련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매출을 증대시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김밥도 예외는 아니다. 바르다김선생은 속재료를 미리 선택해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에 바로 받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에 있다. 김밥의 단무지를 싫어한다면 빼고, 당근을 좋아한다면 더 넣을 수 있는 식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각양각색인 커피업계는 특히 관련 서비스가 발달해 있는 분야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7월 개시한 ‘사이렌오더’ 서비스는 외식업의 온ㆍ오프 경계를 허문 선두주자라 할만 하다. 매장 점원과 대면할 필요없이 앱을 통해 메뉴를 주문ㆍ결제한 후 메뉴를 수령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줄을 서지 않고도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트윅스 프라프치노’, ‘돼지바 프라프치노’ 등 메뉴판에는 없는 음료를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시 7개월만에 50만건 주문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국가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된 이 서비스는 이제 미국에서도 뒤따라 시행되고 있다.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할 능력이 부족한 업체들이나 동네 커피숍 등은 모바일 플랫폼 전문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SK플래닛의 ‘시럽 오더’는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와 비슷한 장점을 갖고 있는 모바일 선(先)주문 서비스다. 현재 드롭탑, 커피스미스 등 프랜차이즈 업체와 동네 커피점 등 300여개 매장과 제휴를 맺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직장인 점심시간이 보통 1시간인데 커피 주문하느라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점원과 대면해서 자신의 레시피를 설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서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며 “현재는 커피업체 위주로 제휴 중이지만 향후 다른 외식업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의 영역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소비자들의 기술적응력도 빨라 옴니채널 서비스를 시험 도입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 마케팅이 더욱 늘어나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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