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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鬪…경기회복에 찬물, 청년들만 죽을 맛
뉴스종합| 2015-03-31 10:52
[헤럴드경제=조동석ㆍ김윤희 기자]노동계의 춘투(春鬪)가 산업계를 휘몰아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임금 인상 논의와 맞물리면서 산업계를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저성장 고착화 우려 속에서 2월 산업생산이 3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춘투가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기업 정규직 과보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청년과 여성, 중장년층 등 취업 취약계층은 춘투로 더욱 죽을 맛이다. 가뜩이나 강성노조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고용여력이 추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은 노동시장 구조개편 반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내세우며 4ㆍ24 총파업 예고하고 있다. 이와관련 현대차 노조는 31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경영계는 근로조건 개선과 관계없는 불법파업이라며 파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같이 살아야 한다. 고용을 늘리고 내수를 살리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가지려면 노조도 임금체계 개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고, 재계 관계자는 “정년연장과 더불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임금체계를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성과급 위주로 바꾸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했다.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11.5% 이후 가장 높다. 청년 실업자 수는 48만4000명으로 2001년 3월(49만9000명) 이후 최대다. 청년실업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경영자총협회가 기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을 5년 동안 동결해 청년실업을 해소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을 정도다. 재계의 주장은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노사정 대타협 시한인 31일에도 협상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노사정은 통상임금 범위,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3대 현안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의 파업은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2012년 7~8월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광공업 생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적이 있다.

춘투와 임금인상 압력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대외환경도 어둡다. 미국이 자국 산업 중심의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중국의 구조개혁과 일본 엔저의 파상공세, 유로존의 장기 침체로 기업들은 돌파구를 못찾는 상태다.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대해 중소기업인들은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액세서리업체 A사 대표는 “한국인을 더이상 고용할 수 없다”고 했고, 환경업체 B사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도 내국인과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다. 개선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4월은 한국경제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공무원 연금과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핵심 구조개혁 사안이 갈피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협상도 4월에 시작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한국 경제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는 중대한 시기”라면서 “이해관계를 떠나 사회 통합을 이루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자금이 있어야 향후 5년, 10년을 버틸 수 있다. 특히 해외에 진출하려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눈 앞의 현안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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