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평소 이런 상황을 자주 겪는 편인데, 이야기로만 들으시니 실감하실 수 없죠? 그래서 이번에는 이맘때 도시의 갓길과 보도블럭, 화단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꽃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출근길에 조금만 시선을 아래로 돌려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이 꽃들은 모두 헤럴드경제와 가까운 곳에서 발견해 촬영한 녀석들입니다.
이 녀석은 지난 2월 22일 ‘식물왕 정진영’을 통해 소개시켜드렸던 냉이입니다. 냉이를 즐겨 먹어도 냉이가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사실 냉이꽃은 봄이면 너무 흔해서 발에 밟힙니다. 길을 걷다가 좁쌀처럼 작고 하얀 꽃이 한데 모여서 피어있는 모습을 보신 일이 있나요? 그 꽃이 바로 냉이입니다.
냉이와 가까운 곳에 냉이와 비슷한 모양의 노란색 꽃을 피운 녀석이 보이시나요? 꽃모양이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이 녀석은 꽃다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앙증맞죠? 이 녀석 또한 냉이처럼 한데 모여 피어있는 모습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녀석을 발견하셨다면 조금 더 탐구정신을 발휘해보시죠. 다른 녀석들도 눈에 띌 겁니다.
보도블록 틈새를 비집고 올라온 꽃들 중에 가장 화려한 색을 가진 녀석이 보이시나요? 찾으셨다면 그 녀석은 제비꽃일 확률이 높습니다. 제비꽃은 지난 3월 27일 ’식물왕 정진영’을 통해 소개된 바 있죠. 제비꽃은 어느 환경에서나 잘 자라고 번식력도 좋아 봄이면 도시와 농촌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스팔트나 돌담 틈새에도 뿌리를 내릴 정도니까요.
이 녀석은 큰개불알풀입니다. 이렇게 귀여운 녀석에게 너무 망측한 이름이 아닌가요? 열매가 달린 모습이 개의 음낭을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서양에선 큰개불알풀이 새의 눈을 닮았다 해 ‘버즈 아이(Bird’s eye)’라고 부른다는군요. 봄소식을 빨리 전한다는 의미로 녀석을 봄까치꽃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좁쌀만 한 하늘색 꽃이 도르르 말려 있는 모습도 보이시죠? 이 녀석의 이름은 꽃마리입니다. 작은 꽃들이 꽃대에 말려 있다가 하나씩 꽃잎을 열면서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귀엽고 재미있습니다.
눈 여겨 땅을 바라보지 않아도 충분히 큰 꽃송이를 가진 노란 꽃도 보이지 않나요? 이 녀석은 씀바귀입니다. 나물로 먹는 그 씀바귀가 맞느냐고요? 네 그 씀바귀가 맞아요. 쌉쌀한 씀바귀를 나물로 많이들 드셔봤어도 꽃은 생소하신 분들이 많죠?
이 녀석은 잎이 클로버인 듯 클로버 아닌 클로버를 닮았죠? 이 친구의 이름은 괭이밥입니다. 클로버는 괭이밥보다 잎이 더 크고 색도 짙습니다. 더욱 중요한 건 이렇게 꽃의 모양도 다르고요. 남자분들이여! 여자친구를 위해 괭이밥 속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지 마세요. 백날 찾아도 소용없습니다.
땅바닥에 찰싹 들러붙어 피어난 작고 하얀 꽃도 보이시나요? 이 녀석의 이름은 별꽃입니다.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보지 않으면 꽃이 피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꽃이 작습니다. 이 녀석이 모여서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땅에 뿌려진 별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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