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세계 최대 주류시장 잡는다…하이트진로, 글로벌 경영 탄탄대로
뉴스종합| 2015-04-23 06:45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올해로 망백(望百ㆍ91살)의 나이에 접어든 하이트진로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진로를 인수하며 국내 최대 종합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당시, 비전으로 삼았던 ‘아시아 대표 글로벌 종합 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한걸음씩 가시화시켜가는 모양새다.

특히 연 9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술 소비 시장인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17년까지 수출액 3000억원 달성, 수출 비중 18%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중국에서의 성패가 목표 달성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침 중국은 한국드라마의 영향으로 기존에 없었던 중국 내 치맥 문화가 대륙을 휩쓸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국산 맥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웰빙 등으로 바링허우(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한 중국 내 젊은층은 독한 백주 보다는 맥주 및 소주를 포함한 저도주를 선호하는 것도 좋은 신호다.

실제 지난해 한 조사에서는 하이트는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대한한국 대표 맥주 브랜드라는 점을 부각시켜 ‘하이터쩐루(Hitejinro의 중국어 발음)’의 신화창조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지우광의 한 마트에서 중국인들이 ‘뉴 하이트’를 살펴보고 있다.

중화권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선 것은 지난해 4월 국내 출시된 ‘뉴 하이트’다. 뉴 하이트는 리뉴얼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제품이다. 독일 맥주 전문 컨설팅 업체인 한세베버리지(Hanse Beverage)와 공동연구로 탄생한 첫 결과물로, 세계 각국의 대표맥주와 견줄 수 있는 최적의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고자 제조공정을 조정해 쓴 맛을 줄였고, 청량감을 구현하기 위해 보다 안정된 빙점여과공법(Ice Point Filtration)을 적용했다.

뉴 하이트는 현재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검증된 맛과 품질을 바탕으로 하되 현지인의 입맛에도 적절히 맞춰 공략한다는 글로컬 전략(Global+Local)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맥주 시장은 베이징ㆍ상하이 등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과 중국 북부지역에 위치한 동북 3성, 한국과 인접하거나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광동성ㆍ복건성 등의 지역에서 인기있는 맥주의 특성이 제각각 다르다. 따라서 지역별 현지 상황과 트렌드를 고려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수출해야 공략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상하이ㆍ베이징지역에는 도수가 높은 맥주보다는 저도 고급맥주의 경쟁력이 높아 3.5도의 프리미엄급 맥주인 ‘골드 프라임’과 2.8도의 저도 맥주인 ‘아이비 라이트’ 등 부드러운 거품과 깔끔한 끝맛이 특징인 맥주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낮은 기온 때문에 높은 도수의 맥주를 선호하는 동북 3성 등의 지역은 독일산 흑맥아를 사용한 진한 흑맥주 타입의 ‘다크 프라임’과 강하고 풍부한 맛을 최적화시킨 알코올 도수 5도의 ‘하이트 이글’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교민 및 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복주지역과 심천지역에는 국내 제품과 동일한 하이트, 맥스, 참이슬 등의 자체 브랜드를 중점으로 수출 중이다.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하이트진로는 지난 199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해마다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최근 6년 동안은 계속해서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보여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중국시장 수출 실적은 1166만 달러(약 126억원)로, 전년의 936만 달러(약 101억원)에 비해 24.6% 증가해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주종별로는 소주가 720만 달러, 맥주 431만 달러, 막걸리 등 기타제품 15만 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수요처가 교민시장 위주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하이트진로는 중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벌인 지속적인 마케팅이 중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중국 현지의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관계를 맺어 나갈 방침이다. 또 보다 적극적인 중국 로컬시장 공략을 위해 현재 15개인 현지 맥주 대리점도 더욱 늘리고, 한국 문화 수용도가 높은 젊은층이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강화해 제품 인지도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이충수 법인장은 “중국 내 한류열풍으로 한국 맥주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뉴 하이트를 통해 13억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도록 노력하겠다”며 “공격적인 시장 개척, 사업모델 개발,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일본시장 성공사례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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