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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아웃도어 광고, 왜 연예인이 하는거죠?”
라이프| 2015-04-28 09:11
-정통 프리미엄 아웃도어 표방…서해관 마무트코리아 대표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제품을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연관성이 높은 사람을 써야죠. 나이키가 타이거 우즈를 모델로 쓰듯이 말이에요. 그렇다면 아웃도어 브랜드는 전문 산악인 엄홍길씨를 모델로 써야하지 않겠어요? 아이돌, 영화배우가 아웃도어의 DNA를 어떻게 표현해줄 수 있는지 의문이에요. 산을 많이 타는 것도 아닐텐데….”

153년 전통을 가진 스위스 아웃도어 브랜드 마무트(Mammut)의 한국 지사인 마무트코리아 서해관 대표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스타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모델료가 최대 15억원에 달하는 연예인을 기용함으로써 브랜드는 사라지고 연예인만 남는 이 전략은 한마디로 실패라는 것이다.

마무트는 연예인을 모델로 쓰거나 방송에 제품을 협찬하는 PPL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웨덴 하그로프스, 캐나다 아크테릭스, 미국 파타고니아 등과 함께 전문 산악인 라인을 갖춘 프리미엄 아웃도어 시장의 리딩 브랜드다. 

서 대표는 1990년 코오롱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 코오롱스포츠에서부터 아웃도어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밀레, 휠라, 아크테릭스 등 스포츠ㆍ아웃도어 브랜드에서만 25년 넘게 일해 왔다. 2013년 3월 마무트코리아의 수장을 맡아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기준 7조5000억원 규모로 포화 상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시장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각 브랜드들은 패션을 가미한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거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안간힘이다. 서 대표는 아웃도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게 된 것도 자업자득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겨울 날씨가 따뜻했잖아요. 그런데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일제히 다운재킷 생산을 10~20%씩 늘려놨으니 그게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 거죠. 정상 판매율이 20%를 넘지 않은 곳도 있었고, 시즌 중간에 반값 할인을 하는 수모도 겪어야 했죠. 사입제(대리점주가 재고를 직접 처분하는 방식)를 하는 브랜드의 점주들은 재고를 그대로 떠안으면서 더 힘들어졌고요.”

시장이 커지면서 아웃도어가 패션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절개가 많고 화려한 어반 아웃도어 디자인은 본연의 기능성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는 것. 패션보다는 장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절개가 많을수록 심실링(Seamsealing) 테이프를 많이 쓰게 되는데, 그러면 그만큼 무거워지고 투습력도 떨어져요. 산은 온도가 급변하는 곳인데 어반 아웃도어 의류는 제 역할을 할 수가 없죠.”

오로지 산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아웃도어라는 브랜드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안전에는 최고치가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산행객이 늘어나는 봄철, 안전산행을 위해 가방 속에 반드시 재킷을 넣어 갖고 다닐 것을 강조했다.

“등산객 사망 사고 1위가 북한산이랍니다. 실족사도 있지만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도 있어요. 우습게 보다간 큰일납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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