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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침묵의 킬러 퍼팅’ 돌아왔다
엔터테인먼트| 2015-05-04 11:25
노스텍사스 슛아웃 우승 올시즌 2승
4R 보기없이 버디6개 완벽한 샷
3일간 평균퍼트도 절정의 20개대
브리티시오픈 우승 꼭 커리어슬램
한국인 첫 4년연속 ‘2승이상’ 신기록도


“올해 들어 최고의 퍼트였다. 내 퍼트가 돌아와서 정말 기쁘다. ”

골프여제가 ‘컴퓨터 퍼트’를 업그레이드해 돌아왔다.

박인비(27·KB금융)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에서 정상에 오르며 올시즌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4년 연속 ‘멀티플 우승’(2승 이상)의 새 기록도 작성했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71·646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쓸어담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박희영(28·하나금융), 크리스티 커(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통산 14번째 LPGA 투어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올해 7번째 우승. 2년 전 이 대회 챔피언 박인비는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도 거머쥐었다.

이로써 박인비는 지난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이후 약 2개월만에 다시 우승하며 세계 1위 자리 탈환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렉시 톰슨(미국)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는 전반에만 버디 3개를 골라내 단독 선두로 나섰다. 톰슨도 맹추격했지만 12번홀서 박인비가 버디를 잡는 사이 보기를 적어내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오히려 공동 6위로 출발한 박희영이 후반에 기세를 올리며 박인비를 압박했다. 하지만 ‘조용한 암살자’답게 박인비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채 1위를 굳게지켰다.

박인비가 스스로 밝힌 우승 원동력은 두가지. 바로 자신의 장기인 퍼트와 2주 전 우승을 놓친 쓰라린 경험이었다.

박인비는 “올해 들어 최고의 퍼트를 했다. 나흘 중 사흘 동안 평균 퍼트 수 20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그렇게 퍼트 기록을 내본 적이 없다. 매주 이런 기록을 내면 우승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내 퍼트가 돌아와서 정말 흥분된다”며 “이번주 새 퍼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아주 감이 좋다. 내 골프백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박인비가 새롭게 바꾼 퍼터는 캘러웨이 오딧세이 투볼 퍼터다.

박인비는 또 2주 전 롯데 챔피언십 연장에서 기막힌 샷이글을 기록한 김세영(23·미래에셋)에 우승을 내준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경험이 자극제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박인비는 “마지막까지 (박희영과) 2타 차이를 지키면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주 전의 경험이 있었기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또 2012년부터 4시즌 연속 2승 이상을 올리는 꾸준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박인비 이전에는 박세리가 2001∼2003년, 신지애가 2008∼2010년에 3시즌 연속 2승 이상씩을 올린 적이 있다.

박인비의 눈높이는 여전히 한국인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하고 있었다. 3년째 계속되는 위대한 도전이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탈환도 좋고 ‘올해의 선수’ 수상도 좋지만 내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 더 중요하다. 브리티시오픈(7월) 우승이 큰 의미를 지닌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이일희(27·볼빅)가 10위, 김효주(20·롯데)는 공동 1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컷탈락 위기를 넘긴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공동 41위로 마쳤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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