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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밸리 게임이야기](7)사이퍼즈
뉴스| 2015-05-06 11:23
[헤럴드 분당판교]어릴 적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오락을 해 본 경험이 있는가? 동전을 넣고 오락기에 달린 버튼이 부서지도록 연타하면, 화면 속 캐릭터는 시원하게 주먹을 내지르고 발 차기를 한다. 게임기를 쥔 꼬마뿐만 아니라, 그 주변 모든 아이까지도 다 같이 숨을 죽이고 화면을 바라보았던 그 순간을 떠올려 보자.

액션이란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저를 매혹하는 데 있어 상당히 큰 이점을 가지고 있는 요소이다. 그리하여 현재 출시되는 다수의 게임은 이와 같은 액션의 묘미를 인정하고, 또한 이를 살리고자 화려한 이펙트나 타격감 등을 충실히 고려해 게임에 반영하고 있다.

이제 액션이란 요소는 현재 게임이 지향하는 다양한 목표치 중 하나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화려하고 수려한 효과를 지닌 게임들로 속속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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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액션’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된 국내산 AOS 게임 ‘사이퍼즈’다. 사실 초기 개발 상 AOS에 적합하게 기획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지속적인 패치로 인해 AOS의 특징을 지닌 게임의 모습으로 점점 변화해가는 추세라고 보면 될 것이다.

여기서 AOS에 관해 잠시 알아 보자. AOS(Aeon Of Strife)란 대전 액션과 공성전이 결합한 게임 장르의 약칭이다. 그리고 이 장르의 역사는 매우 짧다. 하지만 현재 게임을 나누는 그 어떤 장르보다도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AOS는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그 장르를 인정받았고, 이처럼 주목받게 된 기간도 고작 10년 안팎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OS라는 장르는 많은 사람을 끌어당겼다. 당시 단순한 패턴을 지닌 몬스터와의 전투를 반복하던 사람들은 점점 지겨움을 느꼈고, 이의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5:5로 플레이어 간 팀을 이루어 게임을 진행하는 것을 기초로 한 AOS 방식이었다.

AOS는 매번 다른 상대와 게임을 진행하기에 뚜렷한 정공법이 있을 리 만무하였고, 오히려 즉각적인 전략과 컨트롤이 중시되었다. 이는 유저가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긴장감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했으며, 흥미를 잃지 않도록 조절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AOS 형식을 토대로 ‘도타’,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대히트 게임들이 잇달아 출시되었고, 머지않아 세계적인 흥행에도 성공하였다. 그리고 현재 AOS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게임 장르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다.

AOS 형식을 취한 사이퍼즈 또한 5:5 플레이어 간 매치로 게임이 시작된다. 무작위 5명으로 한 팀을 이룬 유저들은 각자 포지션에 맞는 캐릭터를 제한 시간 안에 논의하여 선택한 뒤, 게임으로 진입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을 하는 동안, 각자 포지션에 걸맞은 역할을 하며 전략적으로 상대방 팀을 압박해나가게 된다.

이러한 AOS의 방식은 사이퍼즈에서 가장 중점에 두었던 액션이라는 요소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매개체로 작동할 수 있게 되었다. 여타 RPG 게임에서 마나라는 요소에 제한되어 마음껏 화려한 스킬을 난사할 수 없었던 한계에서 벗어나, 제한 시간만 지나면 언제든지 스킬을 난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게임의 난이도를 더욱 쉽게 조정하고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스킬의 개수를 최대 7개로 조정하였다. 비록 스킬의 개수는 제한받았을지라도 각 스킬이 지니는 타격감이나 특수효과를 사운드 및 다양한 이펙트를 사용해 유저가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AOS의 특징인 5:5 팀플레이에서 나오는 액션의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따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함께 다녀야 우위에 서는 AOS 게임의 전략적 특성상, 플레이어는 자신이 쓰는 스킬과 더불어 팀원들이 지원해주는 스킬의 이펙트도 동시에 인지할 수 있어야 했다. 이는 유저가 한 번에 느끼게 되는 액션 요소의 양을 풍부하게 함과 동시에 팀플레이에서 비롯되는 성취감 또한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결론적으로, AOS 형식은 사이퍼즈가 맨 처음 가장 중점에 놓았던 액션이라는 요소를 부각시키면서도 이와 더불어 새로운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 열쇠가 되었다.

또한, 1860년대 유럽을 기반으로 제작된 사이퍼즈의 배경 스토리는, 이후 등장하게 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근원지가 되었다. 그리고 사이퍼즈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본 스토리는 유저가 조종 가능한 캐릭터가 한 명 등장할 때마다 함께 공개되는 세계관 및 스토리와 어우러져 사이퍼즈의 코어 팬층을 확립하는 데 많은 이바지를 했다. 이외에도 캐릭터마다 지니는 특별한 보이스나, 캐릭터 송은 여타 게임에선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징적 요소가 되었다.

이처럼 사이퍼즈는 액션을 중심으로 AOS 형식과 접목해 극적인 흥행에 성공하였다. 이는 사이퍼즈가 현재 게임 순위 10위권 안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큰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사이퍼즈는 현재 게임 내부 서버 문제나, 유저 간 매너 문제 및 캐릭터 밸런싱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유저들이 지속해서 지적하는 ‘위치렉 현상'(캐릭터의 위치가 정확하게 인식되지 않아 생기는 버그)은 아직도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캐릭터 밸런싱 작업도 신규 캐릭터와 구 캐릭터 간 격차를 메꾸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사이퍼즈는 분명히 국내 게임으로서는 상당한 흥행을 거두며 큰 실적을 쌓았지만, 이와 같은 문제에 계속해서 노출된다면 분명한 한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개선되어 사이퍼즈가 지닌 다양한 방면의 이점들이 부각된다면 다시 한 번 도약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액션의 힘을 다시 한 번 사이퍼즈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앙대 게임창작동아리 'CIEN' 남강민(정치국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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