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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정치] 예결위원장이 뭐길래
뉴스종합| 2015-05-26 08:10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연말 ‘쩐의 전쟁’에서 막강한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새누리당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이 내정되며 새누리당이 볼썽 사나운 ‘집안 싸움’을 면하게 됐다.

여당 몫인 예결위원장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정보위원장을 맡기로 양보해 경선은 치러지지 않게 됐다.

새누리당은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예결위원장과 정보위원장에 각각 김 의원과 주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인한다. 

예결위원장은 지역구 ‘중진’ 의원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자리다. 예산 심사 전반을 지휘하는 예결위원장의 한 마디에 예산 수백억원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면 어김 없이 ‘쪽지 예산’ 등 각종 민원이 등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예결위원장의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코 앞에 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당초 김 의원과 주 의원은 예결위원장을 두고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문제는 ‘관례’였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장은 원내대표가 당내 3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나이 순으로 조정했다. 윤리위원장을 지낸 김 의원은 관례에 따라 자신이 예결위원장을 맡을 차례라고 주장해왔다. 당내에서 3선 의원이 임기가 2년인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할 경우 임기가 1년인 윤리위원장을 거친 뒤 예결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이다.

반면 주 의원은 김 의원이 주장하는 ‘윤리위원장 1년+예결위원장 1년’은 예결위원장 경쟁이 치열할 경우 이를 조정하기 위해 예결위원장을 1년만 하기로 하고 인기가 덜한 윤리위원장을 1년 하도록 하는 ‘궁여지책’이라고 맞서왔다.

또 주 의원은 지난해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3선 의원 가운데 연배로 따지면 자신이 예결위원장이 될 차례였지만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다고 주장해왔다.

두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며 여론전을 펼쳐왔다. 경선 대결이 불가피해 보였지만 경선을 하루 앞둔 25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중재로 주 의원이 물러선 것이다.

한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예결위원장 인선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고 ‘관례’를 따르다 보니 생긴 갈등이었다”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볼썽사나운 광경을 연출할 뻔 했는데 중재로 마무리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오는 28일 예결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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