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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 기자의 채널고정] 스타셰프 찾던 ‘쿡방’…너무 끓어서 넘쳤나
엔터테인먼트| 2015-06-03 11:19
방송가에 ‘쿡방’(요리하는 방송) 트렌드가 도래하자 새로운 직업군이 ‘예능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예능인의 자리를 위협하는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 시대에 PD들은 ‘매의 눈’으로 신선한 얼굴을 찾았다. 트렌드에 발 맞춘 ‘스타 셰프 만들기’ 경쟁이 과열되자, 논란이라고는 없을 줄 알았던 방송가의 ‘쿡방’ 트렌드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른바 ‘자질 논란’이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로 촉발된 ‘쿡방’ 열풍은 요리 전문 케이블 채널의 위상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인기를 모았다. 강레오 레이먼킴으로 시작된 1세대 스타셰프의 열풍은 현재 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최현석 샘킴 정창욱으로, 이에 힘 입어 백종원 이연복으로 이어졌다. 지상파까지 뛰어든 트렌드로 인해 같은 얼굴의 셰프들은 군대도 가고 정글도 간다. 토크쇼와 관찰예능의 주인공도 됐다. 

후발주자의 과제는 새 얼굴의 발굴이었다. 이미 소비된 익숙한 얼굴 대신 스타가 될 만한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분주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스스로 방송출연을 요청하는 셰프들까지 줄을 섰다”는 것이 한 PD의 귀띔이다.

프로그램마다 셰프를 섭외할 때는 기본적인 검증을 한다. 요리전문 채널은 보다 엄격한 편이다. ‘올리브쇼 2015’의 신상호 PD는 “방송에 적합한 셰프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올리브쇼’가 말하는 셰프의 기준은 레스토랑을 운영(혹은 총괄)하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건 레시피를 소비자에게 적정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말했다.

엄격한 기준에 따른다면, ‘셰프’의 권위를 부여받을 수 있는 방송상의 직업인은 드문데도 용어는 남발됐다. 거기에 ‘쿡방’ 트렌드가 ‘셰프’의 전문성을 강조하자,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높아졌다. 지난 2주간 셰프들의 요리대결 토크쇼인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빚어진 ‘자질 논란’의 이유다. 수려한 외모와 스펙이 더 주목받았던 맹기용 셰프가 내놓은 ‘꽁치 샌드위치’는 출연자의 “비리다”는 평가로 인해 온라인을 마비시켰고,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다른 셰프들과 수준 차이가 난다”, “요리실력이 아닌 미디어가 만든 요리사 같다”고 지적했다. 요리대결 첫 출연인 데다 맛 보지도 않은 음식에 대해 평가를 내리고 자질까지 논하는 것은 다소 과한 양상으로 흘러갔으나, 이 사례는 ‘쿡방’ 시대 열풍이 몰고온 첫 부작용으로 남게 됐다.

최현석 셰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필드에서 검증받은 셰프들이 TV 출연을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방송에 나온 셰프가 전부 톱셰프는 아니라는 점”이라며 “필드에선 잘 하지만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셰프도 있고, 방송에 출연하는 우리보다 더 잘 하는 실력파가 있을 수도 있다. 방송과 필드의 평가는 다르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shee@herad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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