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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ㆍ웨어러블 등 첨단 IT 기기, 중국산 돌풍
뉴스종합| 2015-06-06 19:14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가격 대비 고품질을 앞세운 중국산의 공세가 국내외에서 파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국내 브랜드가 장악한 스마트폰 시장을 제외하고 액션카메라, 보조배터리, 빔프로젝트, 드론 등 모바일 액세서리와 웨어러블 시장에서 글로벌과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대개 중국산은 싸구려에 품질마저 형편없으나 예외적으로 생산된 고성능의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기기들이 어느새 국내 소비자들의 일상에도 깊숙히 침투했다. 

샤오미가 ‘대륙의 실수’ 첨병이다. 자국 내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선풍을 일으켰지만, 비스마트폰 분야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세계 시장 조사 전문업체인 I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 세계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출고 기준)에서 샤오미는 24.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며 미국 웨어러블 피트니스 밴드 제조사인 핏비트(Fitbit)를 바짝 추격했다. 샤오미는 1분기 동안 손목착용형 피트니스 밴드인 미 밴드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를 총 280만대 팔았다. 피트니스 밴드의 대명사가 된 핏비트는 총 390만대의 기기를 판매했다. 그 뒤를 가민, 삼성전자, 조본이 이었다. 1위인 핏비트의 피트니스 밴드가 최저가 모델이 100달러 전후로부터 시작하는데 반해 샤오미의 미 밴드는 15달러에 불과하다. 가격경쟁력이 점유율 돌풍의 비결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IT기기로 특히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8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조배터리와 체중계 분야에서 샤오미의 제품이 각각 1위에 올랐다.

세계 액션카메라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산 ‘고프로’에 견줘 ‘짝퉁’이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일명 ‘짭프로’로 불리는 샤오미의 액션캠도 국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고프로와 대적할만한 성능을 갖췄으면서도가격은 5분의 1정도다.

이 밖에도 이어폰, 공기청정기, 빔프로젝터 등에 이어 드론과 스마트TV도 비슷한 사양 국내 제품의 20~50%인 가격경쟁력으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이중 드론 분야에서 중국산의 경쟁력은 최근 발표한 정부의 ‘무인이동체 산업 발전전략’에서도 언급됐다. 소형드론의 경우 국내 제조기업의 가격경쟁력은 중국에 뒤쳐지고 있으며 기술력은 미국과 유럽 등에 못미치는 것으로 진단됐다. 예를 들어 5㎏급 소형 드론 시장에서 20분 이내의 비행능력을 가진 중국 DJI의 제품은 1천달러 내외의 가격으로 팔린다. 같은 급의 독일 마이크로 드론사 제품은 45분 내외의 비행시간에 근접 센서를 이용한 충돌회피 능력을 갖췄으며 가격은 5만달러다. 중국산은 성능이 유럽산에 못 미치지만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으며, 미국이나 유럽산은 비싼 대신 고성능 사양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국내 산은 중국산보다 비싸고, 유럽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 기업은 주로 중국산 부품을 활용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가 영세해 연구개발(R&D)여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미래부의 분석이다. 드론을 제조하는 각국 개별 기업의 규모 비교 사례를 보면 2014년 기준 중국 DJI의 매출은 5천억에 달했고 프랑스의 패럿은 1370억원, 미국 3DR사는 500억원이었으나, 국내 한 개별 기업의 경우 7억원에 그쳤다. 대규모 생산능력과 이에 바탕한 저가공세, 가격 대비 성능으로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 ICT 기업의 경쟁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다.

suk@heraldcorp.com



사진=샤오미의 CEO 레이쥔(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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