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장면은 전미라의 인터뷰였다.
“저는 집에서 엄마, 아빠 역할을 다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엄한 면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꼭 해야 되는건 해야 되고 남편한테는 그냥 아이들에게 좋은 역할만 하라고 하죠. 물론 진지한 얘기를 할 땐 하지만, 엄하고 혼내는 건 내가 집에서 많이 하고 있으니까, 남편은 아이들을 만나면 즐거운 이야기만 하라고, 친구같이 대해주라고 하죠.”
쉴틈 없이 바쁜 연예인 윤종신의 아내로 사는 게 쉽지 않겠다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미라가 슈퍼우먼으로 사는 비결, 그 디테일이 여기에 있는 것 같았다.
자식들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대체적으로 아빠는 직장 일로 바빠 아이의 얼굴을 잘 보지 못한다.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어릴 때 작업실에 주로 있는 아빠가 집에 들어오면 “저 아저씨 누구야”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전미라도 오빠(윤종신)가 라익이와 자전거를 함께 타는, 그런 걸 해준 적이 없어 서운하다기보다는 걱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아빠가 교육이랍시고 아이를 심하게 혼낸다면 아이들은 크게 상처를 받는다. 전미라는 이런 점을 간파한 것 같다. 윤종신을 이 시대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로 살게 해주면서도, 아이가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게 육아를 강단있게 해내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