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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 엔터] 이연복 셰프님, 강남역에 어쩐 일이세요?
엔터테인먼트| 2015-07-07 07:55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아스팔트가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품고 타오르던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 이연복 셰프가 등장했습니다. ‘쿡방’ 전성시대에 등장한 또 한 명의 스타셰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예약해도 두 달 뒤에나 방문이 가능한 중화요리의 대가입니다.

요즘 이연복 셰프는 ‘심사위원’ 전문입니다. 최근엔 ‘한식대첩’에 출연해 고수들의 손맛을 평가했죠. 40년 요리경력에도 이연복 셰프는 “심사한다는 마음보다는 한 수 배운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해 ‘겸손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그 이전부터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보여준 남다른 품격도 이연복 셰프의 이미지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연복 셰프는 이날 역시 ‘쿡방’ 후발주자인 ‘더 맛있는 원샷’의 심사위원 자격으로 현장을 찾았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연복 셰프는 TV 속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진제공=티캐스트]

티캐스트 계열 E채널에서 8부작으로 제작하는 ‘더 맛있는 원샷’은 이날 첫 녹화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쿡방’이 TV 안에서 요리를 보여줬다면, 이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쿡방’이라는 컨셉트로 연예인과 셰프가 푸드트럭을 타고 현장을 찾아 요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입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프로그램 녹화에선 문희준 천둥 이진곤 셰프, 장수원 김태우 박준우 셰프가 각각 팀을 이뤄 강남역을 무대로 100인의 시민들을 위한 요리대결의 막을 올렸습니다. 
[사진제공=티캐스트]

프로그램은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습니다. 멤버들은 한낮의 무더위에도 강남 일대의 맛집을 탐방했고, 100인의 시민을 끌어모으기 위한 거리 홍보전에도 열을 올렸죠. 100인 시민들이 모이면 두 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이긴 팀의 요리를 먹는 것이 프로그램의 형식입니다. 멤버들의 입에선 셀프디스가 이어집니다. “우리 프로그램엔 참 여러 가지가 섞여있다”며 “‘무한도전’에 ‘찾아라 맛있는 TV’에 ‘냉장고를 부탁해’까지 있다”고요. 예능계의 복합장르의 등장입니다.

이날 두 팀은 강남역에서의 사전녹화를 통해 김밥 배틀을 벌였고, 오후 7시부턴 100인을 위한 15분간의 요리 대결을 진행했습니다.

이연복 셰프는 두 팀의 푸드트럭의 총괄셰프를 맡아 미션을 전달하고, 냉혹한 평가를 내리는 역할이었죠. 말이 ‘냉혹’이지, 인자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연복 셰프는 이날 본지와 만나 “올리브TV ‘한식대첩’을 촬영할 당시 인연을 맺은 정호찬 PD(델미디어 소속)와의 인연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심사위원을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거절을 못 하겠더라. 저의 최대 약점이 거절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사진제공=티캐스트]

오전부터 시작된 촬영은 한낮의 더위를 고스란히 흡수하며 무려 12시간 가량 진행됐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지칠 법도 하지만 이연복 셰프는 힘든 기색도 없이 연신 사람 좋은 미소만 지었습니다. “에이, 주방에 있는게 더 힘들죠. 이 정도면 호강이에요. 이렇게 나와있는게 직원들에게 미안하죠.”

이 셰프는 두 팀이 대결을 벌일 때는 심사위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팀별로 요리하는 모습을 관전하며 진행과정을 살폈습니다. “오! 맛있겠다. 잘 한다”를 연발하며 15분 안에 음식을 완성해야 하는 연예인과 셰프들에게 힘을 실어줬죠. 현장에서 지켜보니 이연복 셰프의 ‘매의 눈’엔 가수 문희준이 요리를 좀 해본 솜씨였다고 하네요.

이연복 셰프는 두 팀의 음식을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음식은 맛이 제일 중요해요. 그런데 이 대결은 맛으로 평가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재료가 원체 비슷하고, 기본 양념을 양팀 모두 잘 해요.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거나 모자라다고 말하기가 힘들어요.” 이 셰프는 때문에 1차 테스트 당시 “비주얼로 평가했다”며 “비주얼은 문희준 팀이 더 좋았다”고 귀띔했습니다.

김현아 E채널 PD는 “그동안 다양한 쿡방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끌어들였지만, ‘더맛샷’은 현장감 있는 쿡방으로 시청자 참여형 먹방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라며 “재기발랄한 출연자들이 푸드트럭에서 좌충우돌 리얼 버라이어티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요리과정을 지켜본 100인의 시민들은 비슷한 수치로 선호하는 팀을 골라 응원했습니다. 100명의 결정과는 무관하게 대결의 승패는 이연복 셰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이 셰프는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한 뒤 우승팀을 선정했습니다. 오후 9시 30분이 넘어서야 심사가 끝났으니 100인의 기다림도 만만치 않았겠죠. 우승팀은 오는 16일 오후 공개됩니다. 참고로, 기자는 우승팀의 요리를 맛봤습니다! 아, 맛이요? 음…음식이 식어서….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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