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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스, 황제를 향해…골프 성지에 서다
엔터테인먼트| 2015-07-16 11:16
바람, 러프, 122개의 벙커…
스피스, 메이저 3연승 주목

우즈도 우승후보 2위에
말 대신 샷으로 보여줄지…



무려 144회에 이르렀다. 세계 최초의 골프장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코스에서 16일(한국시간)부터 디 오픈 챔피언십 골프대회(우승상금 115만파운드.약 20억원)가 열린다. 이는 최고(最古)의 골프대회이자, 자연과 코스를 상대로 골퍼들의 기량을 겨루는 가장 골프 본연의 모습에 가까운 대회다.

US오픈이 USGA(미국골프협회)가 인위적으로 골퍼들을 난관에 빠뜨린다면, 디 오픈은 R&A(영국왕립골프협회)가 가만 놔둬도 바람과 날씨와 코스가 골퍼들을 시험한다. 7297야드의 전장보다 바람의 세기, 비의 양이 선수들의 샷을 좌우한다. 날씨가 좋다면 스코어는 상상외로 좋아진다.

디 오픈의 우승컵, 클라레 저그를 품으려는 쟁쟁한 선수 중 올해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조던 스피스다.

마스터스에 이어 US오픈까지 제패한 스피스는 이번 대회마저 정상에 오를 경우 올시즌 메이저 3연승과 함께, 한해 열리는 4대 메이저타이틀 싹쓸이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가 친구들과 축구하나 발목을 다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불참한다. 스피스와 매킬로이의 대결을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스럽겠지만, 스피스의 우승도전에 걸림돌 하나가 치워진 셈이기도 하다. 지난주 존 디어 클래식 우승을 하며 쾌조의 샷 감각을 입증한 스피스의 우승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사양길에서 반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는 여전히 팬들과 전문가의 관심을 모은다. 디오픈에서 3번 우승한 우즈는 이 코스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19언더파라는 최저타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다. 물론 15년전인 2000년이라 참고성적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비거리보다 풍부한 경험으로 무장한 노장들도 우승을 할 수 있는 대회가 디 오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우즈의 성적을 지켜볼 만하다. 7년째 멈춰있는 메이저타이틀 갯수가 15개로 늘어날지 모르니까….

골프대회 관련 확률을 제공하는 골프 오즈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스피스와 우즈를 1,2위로 꼽고 있다. 스피스는 확률 10-1, 우즈는 14-1로 평가됐다. 스피스는 현재의 상승세에, 우즈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전 골프황제의 저력에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더스틴 존슨(16-1)이 따르고 있으며, 저스틴 로즈와 애덤 스콧(이상 20-1), 헨릭 스텐손(22-1), 리키 파울러(25-1)가 이었다.

유러피언투어 5월의 선수로 뽑혔던 안병훈은 양건과 함께 한국선수로는 유이하게 세인트 앤드류스를 밟았다. 엄청난 장타력과 정확한 아이언샷을 겸비한 안병훈이 또 한번 사고를 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주 PGA투어 첫우승을 맛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도 2주연속 맹타를 휘두르며 조율을 마쳐 스피스, 안병훈과 영건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참, 벙커샷을 공부하고 싶은 주말골퍼들은 이번 대회를 집중해서 봐도 좋을 것 같다. 무려 122개의 항아리 벙커가 골퍼들의 볼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때론 뒤나 옆으로 빼내는 골퍼들의 분투에서 배우는게 분명 많을테니….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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