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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의 난]롯데 ‘황금비율’ 캐스팅보트 누가 쥐었나 봤더니…
뉴스종합| 2015-07-29 07:47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국내 유수의 재벌가에서 다시 ‘왕자의 난’이 발생했다. 신격호(94) 롯데그룹 창업자이자 총괄회장 이후 후계 구도를 놓고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하루짜리 쿠데타를 일으켰고, 차남인 신동빈(60) 한국 롯데그룹 회장 간의 분쟁이 표면화한 것이다.

일단 27∼28일 일본에서 시도된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현재로선 신 회장의 지배체제가 공고해 보이지만 신 총괄회장의 뚜렷한 ‘의중’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데다 신 전 부회장의 보유 지분도 엇비슷해서 경영권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신영자<사진> 롯데 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이 갖고 있는 롯데 계열사 지분을 합칠 경우 신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기때문이다. 신 이사장이 일종의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제과ㆍ롯데쇼핑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닷컴 등의 그룹사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의 경우 신영자 이사장의 지분율이 2.52%다. 신격호 총괄회장(6.83%)이나 신동빈 회장(5.34%)에는 못 미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3.95%)과 합치면 적잖은 규모다.

롯데쇼핑ㆍ롯데닷컴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정보통신에서 신영자 이사장의 지분율도 각각 0.74%, 2.66%, 1.3%, 3.51%다. 롯데쇼핑 지분율은 신 회장(13.46%), 신 전 부회장(13.45%)과 격차가 크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각각 5.71%, 2.3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ㆍ롯데닷컴에서는 격차가 좁아진다.

신 이사장은 이 밖에도 롯데 오너 일가로서는 유일하게 대홍기획의 지분 6.24%를 갖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이 이끄는 롯데복지장학재단도 롯데제과(8.69%), 롯데칠성음료(6.28%), 롯데푸드(4.1%)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1979년 롯데백화점 출범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업을 직접 챙겨왔지만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을 맡은 후부터는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신영자 이사장이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사이에 다시 한번 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신 전 부회장과의 신 이사장이 함께 직접 일본으로 가서 신 회장을 해임한 것을 두고 신 전 부회장과 이미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자의 난’은 실패로 끝났지만 아직도 후계구도는 오리무중인 셈이다.

두 형제의 지분율 격차는 롯데쇼핑의 경우 0.01%포인트에 불과하며 롯데제과는 1.39%포인트, 롯데칠성 2.88%포인트, 롯데건설 0.22%포인트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두 형제가 20% 안팎으로 각각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이사장이 누구의 손을 잡느냐에 따라 롯데의 후계구도는 다시 한번 더 요동칠 전망이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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