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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申의 복심들’…왜 신동빈 회장에게 갔나
뉴스종합| 2015-08-02 18:27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가족간의 진실게임으로까지 흐르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해임을 지시한 사람 중 한국 롯데그룹의 이인원 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인원 부회장은 일본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와 함께 신격호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해임지시가 사실이라면 한ㆍ일 핵심인물 두명이 모두 신동빈 회장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지시서에는 한ㆍ일 롯데그룹 임원을 해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지시서에는 신 회장과 이 부회장 등 한국 롯데 핵심임원들과 쓰쿠다 부회장 등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살생부’에 오른 사실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수십년동안 신 총괄회장의 최측근 인물이기 때문이다.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백화점 상품매입본부 전무와 영업본부장을 거쳐 1997년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랐다. 이후 19년간 롯데그룹에서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2011년에는 롯데그룹에서 ‘비 오너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부회장 직책에 올를 정도로 신 총괄회장이 아끼는 인물이었다.
 

이번 살생부 명단에 이 부회장이 오른 것은 이미 이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즉,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경영진까지 모두 장악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이인원 부회장마저 신동빈 회장으로 돌아섰다는 사실에 신 총괄회장의 격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에게 한국의 이인원 부회장이 있다면 일본에는 쓰쿠다 다카유키 부회장이 있다.

쓰쿠다 부회장도 신격호 총괄회장에 의해 발탁되었지만 지금은 신동빈 회장의 편에 서 있는 인물이다. 신 총괄회장이 대표에서 밀려난 지난 28일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주재한 것도 쓰쿠다 사장이다. 현재 그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를 장악하는 일을 돕고 있다. 그는 작년 12월 신 전 부회장의 모든 직책을 이어받았다.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는 쓰쿠다가 경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3월 베트남에서 열린 한ㆍ일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회의에서 신 회장을 앞에 두고 ‘One Lotte One Leader(하나의 롯데, 한 명의 리더)’라는 표현을 쓰면서 신 회장 지지를 선언했다.

쓰쿠다 사장은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에 들어가 유럽본부장과 전무를 지냈다. 이후 2001~2009년 오사카 로열호텔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면서 신 총괄회장의 눈에 들어 2009년 그를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람들이 등을 돌리면서 신동빈 회장이 한일롯데 핵심 경영진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은 경영진을 장악한 신동빈 회장과 가족을 등에 입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힘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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