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먹줄을 따라 자르면 반듯해지듯이 임금이 간언을 따르면 성군(聖君)이 된다. 나무의 성질이 어찌 나면서부터 바르겠는가마는 먹줄을 따르면 틀림없이 바르게 된다. 임금의 덕이 어찌 나면서부터 성스럽겠는가마는 간언을 따르면 틀림없이 성스러워진다. 간언을 따르는 것은 성군이 될 수 있어서이지, 신하를 이롭게 하고자 해서가 아니다.”
극간(極諫)한 예로 《한서(漢書)》<주운전(朱雲傳)>에 실린 이야기를 많이 든다. 한(漢)나라 주운(朱雲)은 성제(成帝)에게 극간을 하다가 끌려 나가게 되자, 궁궐 난간을 끌어안고 버텼다. 그 바람에 난간이 부러졌다. 그 뒤 신하들이 부러진 난간을 다시 세우려고 하였으나 성제는 그냥 두라고 한다. 직간하는 신하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사람에게 잘못을 힐난할 수 있었던 대간들. 이들이 목숨 걸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은 오직 한 가지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자가 없어서 성군이 될 수 있는 임금을 망치는 것이었다.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하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