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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올해의 루키’도‘걍’간다
엔터테인먼트| 2015-08-05 11:18
놀라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KBO산 1호 빅리그 야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올해의 신인상에도 도전한다.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까지만 해도 그저 백업 선수로 인식됐던 강정호다. 미국 진출 당시 헐값인 총액 1100만 달러로 4년 계약한 것만 봐도 구단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실제 시즌 초반 출장이 불규칙했다.

그러나 빅리그 투수들에 대해 적응기를 거치며 예열을 마친 강정호는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며 루키시즌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특히 강정호가 지난 4일 ‘7월의 신인’을 수상하자 미국 현지 언론들이 강정호를 공식적인 신인왕 후보군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폭풍타로 미친 존재감…‘7월만 같아라’=강정호의 최근 활약은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 잡으면서 변화구 적응력이 좋아진 덕이다. 공수에서 모두 언론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7월에 강정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3루수와 유격수로 출전한 강정호는 7월 한달간 타율 0.379(87타수 33안타)에 홈런 3방, 9타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루타 8개, 3루타 2개를 합치면 장타만 13개를 쳤다.

1.064에 달하는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는 MLB 전체를 따져 봐도 7위(60타석 이상 소화 기준)에 해당하는 성적이었으며 이는 팀 내에서는 단연 1위다. 4일(현지시간) 기준 강정호는 88게임에 나와 타율 0.294(282타수 83안타), 8홈런, 35타점에 출루율 0.367, 장타율 0.454를 거두고 있다. 아직 규정타석 미달이지만 내셔널리그 타율 1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 내에서는 2위. 4,5게임 정도만 더 출전하면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다. 출루율은 내셔널리그 12위급이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올해의 신인’에도 도전할 만 하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투수와 싸울 줄 아는 타자”라며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훈련이 잘돼 있고 파악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신인왕은 상대평가…라이벌 성적은?=현재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는 시카고 컵스의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LA 다저스의 중견수 작 피더슨 등이 거론되고 있다. 투수 쪽에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선발 크리스 헤스턴의 활약이 돋보인다.

피더슨은 홈런 21개로 단연 장타력이 돋보이며, 브라이언트도 14개로 만만찮은 거포 본능을 뽐내고 있다. 타율보다 홈런을 우선시하는 빅리그 분위기상 8개 홈런에 그친 강정호가 슬러거로서 면모는 이들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신 강정호는 3할에 가까운 타율(0.294)이 강점으로, 최근 페이스는 더욱 좋다. 반면 4일 현재 102게임에 출전한 피더슨은 홈런 양산의 반작용으로 타율이 고작 0.223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7경기에서 29타수 5안타 타율 0.172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브라이언트 역시 95게임에 나와 타율 0.246로 정교한 맛이 떨어진다. 그도 최근 7경기 타율이 0.150에 그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다.

거포들이 부진한 틈을 타 오히려 맷 더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더 무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 더피는 타율 0.304, 9홈런, 48타점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투수에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헤스턴은 올 시즌 11승5패에 평균자책점은 3.24다. 6월 9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지 언론도 ‘신인왕 가능성’ 언급 시작…호의적=현지 언론도 강정호의 신인왕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CBS 스포츠는 3일 후반기에 일어나고 있는 눈에 띄는 현상 10가지를 꼽으며 그 중 4번째로 ‘강정호의 질주, 신인왕 레이스 유력 후보’라고 언급했다.

이 매체는 브라이언트와 피더슨이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만약 7월 말이 아니라 4월 초였다면 신인왕 레이스의 판세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강정호 쪽에 무게를 실었다.

ESPN의 칼럼니스트 요나 케리는 강정호의 공수활약을 합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기록에 주목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WAR로 따지면 내셔널리그 신인 중 최고 야수는 강정호”라고 적시했다. 실제 강정호는 WAR 3.5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맷 더피가 3.4로 강정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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