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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ㆍ文 이어 ‘무대’도 휴가…몸은 망중한(忙中閑), 머리는 한중망
뉴스종합| 2015-08-07 09:18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정치인의 휴가는 ‘터닝포인트’다. 쉬고(休) 여유(暇)를 찾는다는 휴가의 본질은 다를 리 없지만, 정치인의 휴가는 유난히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축구의 하프타임과 같다. 전반전을 돌아보고 후반전 전략을 고심한다. 휴가를 기점으로 정치인도 굵직한 결단을 내놓곤 한다. 앞서 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그랬다. 쉬는 것도 정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7일부터 휴가를 떠난다. 선거제도 개혁, 노동 개혁 등 각종 현안이 국회에 얽히고설켰다. 박 대통령, 문 대표에 이어 김 대표는 휴가 복귀와 함께 어떤 카드를 들고 올지 주목된다. 정치인의 휴가, 몸은 망중한(忙中閑), 머리는 한중망(閑中忙)이다.

김 대표는 이날부터 2박3일 간 여름휴가를 보낸다. 주말을 포함한 ‘반쪽 휴가’이지만, 최근 국회 현안이 쌓여 있어 별도로 휴가를 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일 제주특별자치도발전포럼 초청으로 ‘제주도의 미래 전략과 과제’ 특강이 예정돼 있어 포럼참석을 겸해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낸다. 

관심은 정치인의 휴가 복귀 이후다. 지도부의 휴가는 특히나 그렇다. 휴가로 지도부가 부재한 상태에서 주요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자연스레 정치권의 주요 흐름은 지도부 휴가 복귀 일정과 맞물려 돌아간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월 27~31일 여름휴가를 마친 직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최원영 고용복지 수석 교체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곧이어 개혁 의지를 설파한 대국민담화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여름 휴가 때 담화문을 손수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를 계기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를 털고 노동개혁 등 개혁 과제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다.

지난 1~4일 휴가를 보낸 새정치민주연합 문 대표도 휴가를 마치자마자 최대 현안인 선거제도 개혁에 새 판을 꺼냈다. 문 대표는 휴가 복귀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수용한다면, 우리 당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할 수 있다”며 ‘빅딜’을 제안했다. 야당 내에서도 이견이 불거질 만큼 파장이 컸다. 쉴 틈 없이 이번엔 충청도, 강원도를 비롯 전국을 돌며 지방자치단체장과 예산을 논의하고 ‘유능한 경제정당’ 구체화에도 나섰다. 광폭 행보다.

뒤이어 여름휴가에 들어간 김 대표의 ‘휴가복귀 출사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현안은 선거제도 개혁이다. 문 대표의 빅딜 제안에 김 대표의 태도는 다소 애매하다.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지도 수용 의사를 내비치지도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의석 수가 많이 늘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실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가 정치인생을 건 과제로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를 언급한 만큼 문 대표의 ‘빅딜’을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시간도 촉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확정 가이드라인을 국회에 요청한 시한은 13일. 자칫 선거구 확정이 미뤄지면 그보다 더 쟁점이 첨예한 국민공천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논의도 순연된다. 말 그대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대표가 휴가 이후 꺼내 들 카드에 주목하는 이유다.

선거제도 개혁 외에도 김 대표는 청와대와 발맞추는 노동개혁이나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내년 총선 전략 등에 대해서도 휴가 중 복안을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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