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케네디스러운, 메르켈스러운
뉴스종합| 2015-08-24 12:12
미국 정치인들에게 최고의 찬사는 ‘케네디스러운(Kennedyesque)’이다.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에 대한 헌사 맞다. 1976년 대선후보 지미 카터는 타임지가 자신을 “케네디스러운”이라고 묘사하자 무척 고무됐다는 후문이다.

2004년 대선후보 존 케리도 케네디를 모방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검은 케네디’라고 비유됐다. 케네디의 담대한 비전과 지적 능력을 모두가 닮고 싶어했다.

최근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 ‘메르켈스럽다(Merkeln)’란 말이 유행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나치게 신중하고 우유부단함을 비꼰 말이다. 벼랑 끝까지 끌고 간 그리스 사태 처리방식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정반대의 이미지였다. 강인하고 뚝심 있는 리더십을 뜻하는 ‘메르켈리즘(Merkelism)’과 메르켈과 마키아벨리를 합친 ‘메르키아벨리(Merkiavelli)’라는 신조어가 그래서 나왔다. 

케네디든, 메르켈이든 강력한 카리스마가 그 바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이후 국가수반에 ‘~스럽다’는 표현이 붙기 시작했다. ‘노무현스럽다’, ‘이명박스럽다’, ‘박근혜스럽다’ 등이다. 탈권위 문화가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고, 풍자하는 성격이 짙다.

박인비 선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자, 한 외신은 “인빌리버블(Inbee-lievable)”이라고 전했다. 선수 이름과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는 단어를 절묘하게 조합한 극찬이다.

이름 자체가 존경 또는 칭찬과 동일시되는 멋진 리더가 우리에겐 언제쯤 나올까. 국내외가 어수선하니 더 간절해진다. 미국에서 “You are so Obama”는 “너 쿨하고 멋지다”는 뜻이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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