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계란 한 꾸러미서 수백만원 굴비세트까지…시대별 추석선물 변화상
뉴스종합| 2015-09-09 08:04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빠질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추석선물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 지인을 만난다는 설렘도 잠시 무슨 선물을 고를지에 대한 고민이 늘어난다.

예나 지금이나 선물에 대한 고민은 변화하지 않은 것 같다. 계란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굴비세트까지 가족, 친지, 지인들간 주고 받았던 명절 선물도 시대와 생활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롯데백화점은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추석 인기 선물 변천사를 9일 소개했다.

모두가 배고팠던 1950년대. 먹을 것이 귀했던 이 시기에는 고기류 및 계란, 쌀, 밀가루 등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들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시기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주로 식료품을 추석선물로 주고받았다.

전후 복구가 이루어졌던 1960년대에는 설탕, 조미료 그리고 밀가루 등 지금은 주부들이 꺼려하는 식품인 ‘삼백(三白)식품’과 비누, 통조림, 라면 등 생필품 및 가공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제일제당 ‘백설표 미풍(조미료)’, 무궁화 ‘넘버원’, 삼양라면이 대세를 이뤘다.

산업화가 시작된 1970년대에는 명절선물 인기품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전 식료품이나 생필품에서 설탕, 조미료 등은 명절선물로서의 인기를 이어갔으며 내의세트, 화장품, 커피세트가 선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시기에 신앙촌 ‘메리야스’, 천광유지 ‘밍크비누’ 등이 최고의 선물중 하나로 꼽혔다.

1980년대에는 본격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명절선물 역시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넥타이, 지갑, 벨트, 와이셔츠, 스카프 등 잡화용품이 명절 선물로 사랑을 받았으며 백화점이 성장함에 따라 배달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정육 선물세트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한 백화점 상품권이 새로운 명절 선물 트렌드로 자리잡은 시기는 1990년대다. 상품권 발행이 1994년에 다시 허용되면서 명절 선물의 큰 전환기를 맞는다. 간편성과 받는 이가 원하는 선물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상품권은 재등장하자마자 최고의 명절 선물로 자리매김했다. 또 이 시기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곶감, 버섯 등 특산물의 인기가 높아졌다.

2000년대에는 지속적으로 인기 있는 명절 선물인 정육을 비롯해 굴비, 청과, 곶감, 버섯 등 다양한 프리미엄 식품 선물세트의 수요가 증가했다. 또한, 홍삼, 수삼 등 건강식품 선물세트의 인기도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명절 선물로 활용하기 위한 상품권 구매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0년대에는 정육, 건강, 굴비, 청과 등 대표적인 명절 선물세트와 더불어 와인, 디저트, 명인명장이 선보이는 전통주 및 전통장류 등 다양한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특히, 수산의 경우 굴비와 더불어 옥돔, 갈치와 더불어 킹크랩, 랍스타,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선물세트용으로 등장했다. 지난 설부터 명절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 상품군의 경우 이성당, 성심당 등 국내 브랜드의 제품부터 파블로, 라꾸르구르몽드, 씨즈캔디 등 해외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하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송현민 수석바이어(Chief Buyer)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기 있는 선물세트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정육, 건강 등 대표적인 명절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디저트, 와인, 수입과일 등 품목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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