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명인이 사랑한 와인](3)정몽구 회장의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Clos Henri Sauvignon Blanc)’
뉴스종합| 2015-09-16 09:56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럭비, 레슬링 등으로 몸을 다진 강골이다. 그 만큼 주량도 센 편이다. 정 회장은 폭탄주 보다 소주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만찬 자리에는 꼭 좋은 와인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몽구 회장의 와인은 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만찬장에서 등장해왔다. 전경련 만찬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자리이기 때문에 고가의 프리미엄급 와인보다는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그룹 총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른바 밸류 와인을 자주 선보인다. 밸류와인은 품질 대비 저평가된 와인을 뜻한다. 


지난 2011년 3월1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전경련 회의에는 그 동안 발길이 뜸했던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전경련 회장단 21명 중 역대 최다인 17명의 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전경련 회의 직후 시작된 만찬에서 정 회장은 호스트 자격으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며 뉴질랜드산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을 높이 들었다.

건배주로 쓰인 화이트 와인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루아르 밸리에서 10대째 와인을 양조해 온 최고의 소비뇽 블랑 와인 생산자 도멘 앙리 부르주아(Domaine Henri Bourgeois)가 새로운 와인의 땅, 뉴질랜드에서 만든 와인이다. 꽃, 과일향이 풍부하며 농도 짙은 맛과 입안을 꽉 채우는 둥글둥글한 질감, 깔끔한 마무리를 선사하는 신선미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최고 수준의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중 하나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뛰어난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날 만찬 메뉴였던 중식(中食)과는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일향은 풍부하면서도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주는 산미감이 느끼할 수 있는 중식 특유의 맛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숙성기간이 짧을 때는 신선미가 발랄하게 느껴지며, 5년 정도 보관한 뒤 마시면 깊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날 만찬의 주 메뉴는 불도장(佛跳墻)을 비롯해 상어지느러미제비집찜, 해삼 전복 송이버섯, 바닷가재 마늘소스찜, 제주도 앞바다산 다금바리 요리 등 7가지가 제공됐다.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 외에도 호주산 ‘토브렉 런리그’ 2005년산이 레드 와인으로 나왔다. 이들 와인은 정 회장 측이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으로 직접 골라 가지고 왔다고 알려진다.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은 최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주최한 전경련 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되기도 한 와인이다. 풋풋한 풀향기와 상큼한 파인애플 향이 도는 싱그러운 맛으로 산뜻한 봄날의 운치와 맞는다. 프랑스 최고의 소비뇽 블랑 생산자 중 하나로 꼽히는 도멘 앙리 부르주아가 뉴질랜드에서 생산하고 있다. 가격은 9만2000원.



▶‘끌로 앙리 와이너리’는 어떤 곳?

끌로 앙리는 프랑스 루아르(Loire) 지방 샤비뇰(Chavignol) 마을에서 시작됐다. 끌로 앙리를 세운 프랑스 최고의 소비뇽 블랑 생산자의 하나인 도멘 앙리 부르주아(Domaine Henri Bourgeois)는 루아르 밸리 상세르 지역의 심장이라고 불리우는 샤비뇰에서 무려 10대째 포도를 생산해 와인을 양조해 온 명실상부한 프랑스 대표 와인 생산자다.

도멘 앙리 부르주아는 뉴질랜드 떼루아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거듭한 뒤, 2000년 98헥타르에 달하는 언덕 부지를 매입해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 포도를 심었다. 앙리 부르주아는 이미 프랑스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노하우와 뉴질랜드 천혜의 떼루아를 가지고 고품질의 와인을 탄생시켰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프랑스어로 ‘담벼락이 쳐져 있는 땅’을 뜻하는 Clos(끌로)와 앙리 부르주아의 Henri(앙리)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

끌로 앙리의 포도밭 언덕들은 원래 양의 방목지였는데 천연적으로 건강하고 토양 자체가 가진 유기물이 너무나 완벽히 배합돼 있었다. 게다가 여타 다른 포도원들에서 고질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수인성 곰팡이균들이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특별한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등의 화학적인 방법이 전혀 필요 없었다.

끌로 앙리는 현재 포도 재배면적만 109헥타르에 달하며, 아직도 끊임없는 연구를 기반으로 최적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최적의 포도밭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42헥타르의 포도밭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현재 끌로 앙리는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과 피노누아, 벨 에코 소비뇽 블랑과 피노누아(Bel Echo Sauvignon Blanc & Pinot Noir), 쁘리 끌로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 (Petit Clos Sauvignon Blanc & Pinot Noir) 등 총 6종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끌로 앙리 2종과 쁘띠 끌로 2종이 판매되고 있다.

끌로 앙리의 레이블에 등장하는 교회는 말보로 지방의 오래된 교회를 상징한다. 이는 잠자고 있던 교회를 와이너리로 만들어 테이스팅룸,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것을 끌로 앙리 와인의 심볼로 삼아 형상화한 것이었다. 끌로 앙리의 와이너리 본사이자 교회의 이름은 앙리 부르주아를 도와 포도원을 발전시킨 그의 아내 솔랑쥐 부르주아(Solange Bourgeois)의 이름을 따 ‘생 솔랑쥐’(Saint Solange)라고 불리고 있다.



▶찰떡궁합 음식은 ‘꽃게찜’

‘샤도네이’와 함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품종을 손꼽히는 ‘소비뇽 블랑’은 일반적으로 라이트 혹은 미디엄 바디, 중간 이상의 산도, 적당한 알코올 함량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 허브, 올리브, 레몬향 등이 많이 나는 편이다. 특히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자른 풀향과 같은 식물성 아로마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이지만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느낌도 가지고 있는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은 좀 더 은은하고 깊은 식물성 아로마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향은 입안을 상큼하게 만들어서 입맛을 돌게 한다. 일반적으로 메인 음식이 나오기 전에 샐러드와 같은 전채 요리에 자주 매칭하는 소비뇽 블랑이지만 해산물이나 기름진 중식과도 매우 잘 어울린다.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에 추천하는 음식은 요즘 제철을 맞은 꽃게로 만든 꽃게찜이다. 속이 꽉찬 싱싱한 꽃게를 깨끗히 손질하고 된장을 물에 푼 뒤 찜기 받침 위에서 찌기면 하면 된다. 이때 꽃게의 배는 위를 향하도록 해야 내장이 빠지지 않는다.

꽃게찜은 양념없이 담백하게 해도, 고춧가루를 한웅큼 넣어 매콤하게 해도 소비뇽 블랑과 환상적인 궁합을 선보인다. 와인의 적당한 산도가 입안을 정리하면서 짭쪼름한 꽃게살의 질감이 더욱 탄력있게 느껴진다.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은 꽃게찜 외에도 콥샐러드, 새우튀김, 찹쌀탕수육 등과도 매우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끌로 앙리 소비뇽 블랑 (Clos Henri Sauvignon Blanc)

○원산지 : 말보로(Marlborough), 뉴질랜드(New Zealand)

○종류 : 화이트 와인

○품종 :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100%

○적정 음용온도 : 11~12 ℃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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