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폭풍전야’ 면세점 2차대전…여의도서 더 뜨겁다
뉴스종합| 2015-09-17 05:26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면세점 전쟁 2라운드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두산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두 달 전 1차 면세점 전쟁에서 유통 대기업이 모두 참전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후보 기업들의 관망 분위기와 달리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여의도 국회에서 연일 면세점 독과점 규제와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면세점 시장 점유율 1위이고 이번 면세점 특허 재심사 대상인 롯데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 7월 서울과 제주 시내면세점 추가 사업자가 확정된 뒤 면세점 업계에서는 ‘올해 이슈는 끝났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반기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 등 시내면세점 4곳이 재허가 입찰이 예정돼 있었지만 기존 사업자의 사업권을 빼앗올 수 있겠냐는 시각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롯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국적 논란까지 불거졌다. 게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정감사에 출석하면서 다시 한번 반(反)롯데 정서가 불 경우 면세점 재허가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정부가 롯데에 면세사업권 2곳을 주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국회 국정감사장의 험악한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제 2 롯데월드 면세점 확장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시장 60%를 점유했다고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풍에 긴장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달리 지난 7월 면세점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의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당장은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면세점을 지키면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으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어 ‘수성’이 먼저일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서울 시내면세점을 공략하기 위한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 그룹의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지만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경쟁 당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내놓는 승부수를 띄웠던 정용진 부회장인 만큼 이번 설욕전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2차 면세점 대전에는 한 기업이 서울 3개 후보지를 정해 3개 특허 각각에 입찰할 수도 있고, 한 개 후보지로 3개 특허에 모두 도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2차전 입찰 양상은 지난 7월에 비해서도 상당히 복잡하고, 수성과 공격이 난무하는 대기업간 혈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 보고 있다.

물밑에서 조용하게 진행되던 면세점 2차 대전을 물밖으로 끄집어 낸 곳은 바로 두산이다.

지난 2일 출사표를 던진 이후 두산그룹은 오는 25일 입찰 서류 제출을 앞두고 지주사인 ㈜두산 내에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또 서울디자인재단과 ‘동대문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외적인 행보도 적극적이다.

유통업에서 인연을 끊었던 두산이 다시 유통으로 돌아온 것은 박용만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운영능력과 입지, 주차 문제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롯데나 SK 등 기존 사업자의 사업권이 빼앗길 경우 수십년간 이뤄낸 해외 네트워크와 해외 인지도에 큰 타격을 받아 세계 면세시장 1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도 “다양한 변수 속에 2차 대전 결과에 대한 전망이 예측불허의 상태로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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