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재벌 면세점, 관광객 데러온 여행사에 年 5000억 리베이트
뉴스종합| 2015-09-21 10:05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기업 면세점이 여행사와 관광가이드에게 지난 한 해에만 5000억원이 넘는 리베이트, 이른바 ‘송객수수료’를 지급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전체 송객수수료 액수의 87%에 이르는 4800여억원을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여행객을 보내주는 대가로 여행사나 관광가이드에게 주는 것으로,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과도한 출혈 경쟁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롯데ㆍ신라ㆍSKㆍ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의 리베이트 규모는 지난해 5175억원으로 2011년의 1253억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비율로 따져봤을 때도, 2011년 2.8%에서 지난해 7.1%까지 늘어났다.
재벌면세점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여행사와 여행가이드에게 한해동안 무련 5000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장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한 면세점은 신라면세점 장충점으로 총 1725억원을 지급했으며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각각 1071억원, 654억원을 지급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여행사에 약 1000억원, 가이드에게 533억원 등 총 1533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우 리베이트 규모가 307억원에 불과했는데, 이 가운데서도 306억원은 동화면세점의 리베이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중소중견 면세점은 리베이트를 통한 판촉활동은 벌이지 못한 셈이다.

리베이트 증가에 따라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11년 4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7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2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기간 시장점유율도 84.6%에서 88.3%로 증가했다.

홍 의원은 “재벌면세점의 무차별적인 리베이트 지급으로 인해 중소중견 면세점이 피해를 본다면 이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라며 대기업 면세점들이 송객수수료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대기업이 면세점 사업에 더 경쟁력 있다” 했던 김낙회 관세청장의 국감장 발언에 대해 “수천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로 매출을 발생시킨 재벌면세점이 더 경쟁력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며, 관세청이 재벌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면세점 사업은 정부가 특허권을 제공하는 사업이므로 그 혜택이 특정 재벌기업에게만 집중되면 안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재벌면세점의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특허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여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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