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중으로 모바일 전자결제시스템인 ‘엘페이(L-Pay)’를 그룹 내 일부 유통 계열사에서 시범 적용할 방침이다. ‘엘페이’는 스마트폰에 앱 하나만 깔면 굳이 현금이나 신용카드가 없이도 롯데그룹의 유통사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아직 완성이 되지는 않았지만, 롯데그룹의 통합 마일리지인 엘포인트(L.POINT)뿐 아니라 롯데 계열 외 다른 신용카드 등과도 제휴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엘페이는 신 회장이 강조하는 옴니채널의 인프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엘페이 론칭과 함께 롯데의 옴니채널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이달 말 추석이 끝나는 대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H월렛’을 출시할 방침이다. H월렛은 이용내역 및 청구내역 조회, 백화점 멤버십 마일리지 적립, 할인쿠폰 적용 등 현대백화점카드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주차 자동정산, 전자 영수증 등의 시스템도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또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결제 패드 터치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온터치’를 적용했고, 앱에서 결제할 때 찍는 바코드 번호를 사용할 때마다 바뀌도록 설계해 보안성을 높였다. 현대백화점 전 매장, 현대아울렛 가산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문화센터 및 e수퍼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들보다 한 발 앞서 출시된 신세계의 ‘SSG페이’는 두 달여만에 다운로드 수 43만명을 돌파하며 회원을 늘려가고 있다. SSG페이는 신세계의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이뤄지는 모든 결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결제환경을 구축했다. 바코드 스캐닝 한번으로 쿠폰적용, 포인트 적립, 신용카드 간편결제, 현금ㆍ전자 영수증 발행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다. 현금, 상품권 등으로 충전된 선불식 SSG머니와 후불식 신용카드 간편결제를 통한 복합결제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유통업계 외에도 구글, 애플,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시럽페이, 페이코 등을 합치면 현재 국내에는 20여개가 넘는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시장 초기 상황인데다 각 사에서 내놓은 서비스가 폐쇄성을 띠고 있어 한정된 유통 채널에서만 이용 가능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같은 삼성가(家)임에도 삼성페이를 신세계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모바일 간편 결제를 여러 채널에서 두루 이용하려면 수십개의 앱을 깔아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들은 자사가 보유한 채널 외에도 다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범용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호텔, 레저, 외식, 극장, 교통, 항공 등 신세계 유통채널 이외에 제휴 가맹점 확대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생활밀착형 부가서비스(공과금, 관리비 납부 서비스 등)를 연계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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