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안함(뉴스속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채운 ‘호기심 고객’…전체적으론 반짝효과?
뉴스종합| 2015-10-02 14:57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정부가 소비 진작 차원에서 기획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작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인 품목 수나 할인율 등이 ‘블랙프라이데이’리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초기 ‘반짝’ 관심이 소비 심리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첫날 시내 백화점을 찾은 김혜영(32) 씨는 “최고 70% 할인한다는 소식을 듣고 백화점을 찾았는데 70% 세일하는 품목은 극히 제한적이며 대부분이 10~3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교외 아웃렛과 비교해서도 싸다는 느낌이 안든다”고 말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행사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14일까지 진행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백화점, 대형마트 ,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전국 200여개의 전통시장, 16개 온라인 쇼핑몰등 모두 2만7000여 점포가 참여할 예정이며 할인율이 50~70%까지 적용된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2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첫날인 1일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은 작년 비슷한 시점과 비교해 최대 20% 안팎까지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일 매출이 당초 잡았던 첫날 목표를 20% 정도 웃돌았다.

지난해의 같은 날(10월 1일)보다 7.8%, 같은 10월 첫째주 목요일(10월 2일)보다 28.2% 각각 많은 수준이다.

전일호 롯데 영업총괄팀장은 “개장 전부터 정문 앞에 수 백명의 고객이 대기했고, 어제 하루 평소보다 2∼3배 많은 고객이 몰렸다”며 “평일이었던 점과 궂은 날씨를 감안하면 성공적인 편이었다”며 “특히 식기, 구두, 핸드백 상품군의 인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의 1일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29.8% 늘었다. 여성의류(38.5%), 스포츠(37.0%), 남성의류(29.4%), 아웃도어(29.3%), 명품(23.4%), 주얼리ㆍ시계(26.6%) 등의 실적이 좋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행사 첫날 본점에만 평소의 두배 수준인 7만명이 다녀갔다”며“이번에는 홍보 효과가 일반 정기세일보다 컸고, 대형행사가 많았던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서울 일부 매장의 경우 개장 전부터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0월 2일과 비교해 3.8%, 같은 달 1일보다는 1.1%씩 매출이 늘었다. 주로 남성패션, 영패션, 잡화 코너에 사람들이 몰렸다.

대형마트들의 매출 증가율은 백화점보다 크게 낮은 2%대에 머물렀다.

이마트의 1일 매출은 작년 같은 10월 첫째주 목요일보다 2.6% 많았다. 가전상품 매출이 60.5%나 뛰었고, 패션용품과 생활용품도 각각 19.8%, 10.5%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1일 매출이 작년보다 2.5% 매출이 신장했으며 그랜드세일 시작 전날보다 15.5%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가전제품이 70.8%로 매출신장을 이끌었으며 의류와 일상용품도 각각 12%, 8.9% 증가했다.

롯데마트 매출도 작년 10월 2일과 비교해 2.4% 증가했다. 의류잡화(18.1%), 생활용품(10.5%)의 성장률이 10%를 넘었다.

증가율은 낮지만, 추석 직후 마트 매출이 급감하는 특성과 지난해 10월 2일이 개천절 연휴 효과로 매출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반응이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블랙프라이데이 첫 날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1일 목표 매출을 100% 이상(달성률 104.2%) 달성하는 등 가전, 가구 등 내구재 상품을 중심으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국경절 연휴 요우커(遊客)들이 몰려든 면세점 매출 역시 늘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1일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10월 1일)보다 5% 많았고,신라면세점 매출도 4% 늘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3분기에 크게 고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소비심리가 호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아직 소비 회복 여부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더 우세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리아그랜드 세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첫 시작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으로 인한 방문이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atto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