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친이’ 거부한 정두언 “나는 나다!”
뉴스종합| 2015-10-02 16:32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직 친이계’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이 ‘친이’로 불리는 데 답답하다는 심경을 토로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하지 않다고 해명에 나섰다.

정 의원은 2일 개인 블로그에 ‘나의 이름 앞에 다른 성씨를 붙이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 “그 ‘이(이 전 대통령)’도 만남을 기피할 정도로 나와 친하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친이란 말인가. 그리고 설령 친하다 해도 나는 내 이름 앞에 누구의 성을 붙이는 게 심히 불편하다. 비박도 싫다. 나는 나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 직후에 대통령 형인 이상득씨의 불출마를 주장하는 소위 ‘55인 서명사건’을 주도하다가 이명박 정부 내내 사찰과 음해의 대상으로 몰렸다. 그러다 급기야는 감옥까지 갔다 왔다”며 “이 정도면 내가 소위 ‘이’와 친하지 않은 건 분명하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정 의원은 “지금의 우리 정치는 몇십 년 전으로 퇴보해 있다. 단적인 예가 국회의원 이름 앞에 성씨를 붙이는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친박계 아무개 의원은, 친이계 아무개 의원은’이라 나온다. 정말 유치찬란하다”고 맹비난했다.

또 “과거의 양 김 시대에도 상도동계 동교동계 하며 동네 이름을 썼지, 개인숭배 냄새를 풍기는 성씨를 쓰지 않았다”며 “하기야 최근까지 친박연대라는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기상천외한 이름의 정당도 있었으니 말해 무엇 하랴. 더구나 그 정당의 지도자는 정작 그 당에 없었다. 숨이 막힐 노릇”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소장파라고 불렸는데, 이제는 나이 때문에 그런지 그렇게 안 불러준다. 쇄신파라고도 했는데 그동안 쇄신이 된 게 뭐가 있느냐는 의문 때문인지 그 말도 사라졌다”며 “어쨌든 나는 나일 뿐이다. 제발 내 이름 앞에 다른 성씨를 붙여주지 말아 주세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기자들 있을 때 부탁하자. 친하지 않으니까 ‘친이’라고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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