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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지원 “호남 의석수 감소, 文의 무능ㆍ무관심 때문”
뉴스종합| 2015-10-22 09:43
21일 헤럴드경제와 단독인터뷰

-호남 의석수 감소 위기에 “문재인, 호남을 말로만 사랑한다” 비판
-“새정치 집권하려면 DJㆍ盧ㆍ安ㆍ시민사회 세력 합쳐야”
-“당 주인이 어딜 나가겠나…정치=생물이라 어디 서있을지 알 수 없어”
-인터뷰 도중 신당측 인사 전화…“千과 교류, 대화 내용 밝힐 수 없어”



[헤럴드경제=홍성원ㆍ박수진 기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는 헤럴드경제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내년 총선에서 호남 의석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과 관련, “문재인 대표의 무능과 호남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농어촌 지역 대표성 약화에 대해선 “비례를 줄이더라도 농어촌을 살려야 한다”며 ‘비례 축소 불가’라는 당론을 반박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간 ‘5자 회동’에 대해 “영수회담을 하면 100번이라도 야당이 이익”이라며 “포탄이 우박처럼 떨어져도 대화는 해야 한다. 충돌하다 보면 타협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박 전 원내대표와 인터뷰는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통폐합 대상 농어촌 지역 의원 ‘인센티브’ 줘야”=박 전 원내대표는 호남 의석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문재인 대표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구 문제를 매듭짓지도 못하면서 김무성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합의한 것을 두고는 “뜬금없는 짓을 했다”고 혹평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호남은 지금 3석 또는 5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9대 국회에서)호남은 30석, 영남은 67석이다. 그런데 5석 줄면 호남은 25석이 된다. 영남도 줄지만 또 늘어나는 지역도 있다. 지역균형발전이 되겠나. 그것(책임)이 문재인 대표한테 가는 거다. 문 대표의 무능, 호남에 대한 무관심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 동구를 예로 들었다. 광주 동구는 ‘호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이지만 이번 선거구 획정에서 통폐합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인구 감소로 선거구 유지 하한선(13만8000명)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는 “광주 동구는 늘 인구가 부족해 북구, 남구에서 동을 떼어 살려왔다. 그런데 결국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문 대표는 무엇을 했나”라며 “처음부터 관심을 뒀으면 살아났을 지역이다. 문 대표는 호남을 말로만 사랑한다”고 비판했다.

비례대표를 줄여서라도 농어촌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비례대표를 줄일 수 없다는 문 대표의 입장과 대치되는 부분이다.

그는 “당에서는 비례를 줄이자고 하면 협상력이 약화되니까 안 된다고 하는데, 그건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결국 의원정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에 가까운 국민이 의원 300명을 넘지 말라고 한다. 정치는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느냐를 쫓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어촌 대표성 약화를 최소화 할 묘안은 있을까. 그는 “거기(통폐합 대상)에 해당되는 의원들은 예를 들면 수도권 좋은 지역으로 정리를 해준다든지 (문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무 것도 안 하니 지금 이 꼴”이라고 말했다.

농어촌 지역 의원들을 수도권에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의미인지를 묻자 “꼭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정리를 해놨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농어촌 지역을 어떻게 버리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정리를 해나가야 당이 수습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통합’ 하겠다는 文, 특보단 구성 ‘일언반구’ 없어”=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통합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문 대표가 당내 비주류 인사를 아우르는 통합의 일환으로 내세운 ‘특보단’도 일방적으로 구성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보단을 구성한다는데 나한테는 말 한마디도 없다. 다 구성해놓고 통보하면, 그것을 소통이라고 볼 수 있겠나”라며 “기자들이 물어오면 내가 뭐라고 할 수 있겠나. 좋은 말이 나올 리 없다. 내가 이 정도인데 다른 의원들은 어떻겠나”라고 했다.

특보단 요청이 오면 수락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하고 안 하고는 내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여태까지 당직 인선도 그런 식으로 하니 계속 당 내에서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이 집권하려면 김대중, 노무현 세력이 합쳐져야 한다. 또 안철수, 노동계, 시민사회가 합쳐져야 한다. 여기서 갈라지면 패배하는 것”이라며 “최대의 혁신은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新黨 측 꾸준히 접촉…천정배와도 교류”=인터뷰 중간 두 차례 전화가 걸려왔다. 이날 오찬 일정을 정하는 전화였다. 박 전 원내대표는 상대를 ‘신당(新黨)’ 측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신당 관계자들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신당 측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내달 1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교류하는지를 묻자 “교류 한다. 특별히 만나는 것은 아니고, 한번 만났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한참 뜸을 들이다 “그것을 제가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신당은 창당된다. 천정배든 누구든 창당은 할 것”이라며 “다만 크냐 작냐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대 총선 당시 공천에 불복해 정통민주당을 창당한 한광옥 전 의원을 예로 들며 “자기들은 한석도 못얻었지만 야권은 7석을 잃었다. 그것이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이라고 토로했다.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출마할지에 대해서는 “그렇다. 당의 주인이 어딜 나가겠나”라면서도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디 서있을지 알 수 없다. (신당은) 내가 움직이느냐 안 움직이느냐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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