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단독] 오세훈 "종로로 이사했어요" - 정세균 “자유지 뭐"
뉴스종합| 2015-11-02 09:39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신경 끄는 게 좋지, 누가 되든 다 (경쟁하기) 힘드니까.”

내년 20대 총선에서 종로구 수성에 나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험난한 출사표다. 경쟁자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19대 선거 패배 이후 여당의 절치부심 공략지 답게 하나같이 무거운 이름들이다. 어느 후보든 힘든 싸움을 앞둘 것이란 정 의원의 우려, 그리고 각오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 빙부상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양영경 기자/ana@heraldcorp.com

정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박 전 의원의 빙부상 빈소를 찾았다. 이날 빈소는 총선 예비전을 방불케 했다. 오 전 시장에 이어 정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내년 종로구 혈투를 앞둔 주인공들. 빈소엔 시종일관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박 전 의원은 정 의원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정치는 정치고, 또 인생은 인생”이라고 말을 건넸다. 하필 빈소에서 정적(政敵)을 조우하게 된, 영화같은 현실을 말하는 듯 했다. 정 의원은 40여분 간 빈소에 머물며 조문객과 인사를 나눴다.

정 의원은 내년 총선의 경쟁상대로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 그는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신경 쓸 게 없다”며 “Beyond my control(내 통제 밖이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다. 어차피 ‘강(强) 대 강’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종로구, 상대방에 노심초사하며 공력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내년 총선에 “죽기 살기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선거라는 게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덜 준비하고, 강하다고 해서 더 준비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상대가) 누가 되느냐는 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수성 전략으로 ‘반상회 민심’을 꼽았다. 그는 기자에게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무용발표회에서 정 의원이 춤추고 있는 사진이다. 종로구 평창동 산속에서 열린 무용발표회라고 했다. 정 의원은 “(반상회까지 찾아 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민들이 모이는 곳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며 “찾아와 주는 데 싫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빈소를 나가는 정 의원에게 오 전 시장이 종로구로 주소를 이전했다는 말을 건넸다. 정 의원은 “자유지 뭐”라고 웃으며 단답을 남겼다. 누구든 상관없다는 자신감, 누구라도 힘들 것이란 불안감. 그 결과는 내년 4월에 판가름 난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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