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김치의 재발견]‘유산균 寶庫’, 그 속엔 주부의 희생이 담겼다
뉴스종합| 2015-11-02 10:31
-김장철 손목터널증후군 등 조심…김장 후엔 온찜질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짧은 가을이 지나고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주부들의 김장 걱정이 시작된다. 배추ㆍ무값이 오르는 것과 함께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김장을 끝내고 나서 찾아오는 손목 통증이다.

김장을 하는 주부들의 손은 쉴 틈이 없다. 씻고, 절이고, 다지고, 무치고, 버무리는 과정을 장시간 동안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손과 손목 사용이 늘어나 손이 저리는 경우가 많다.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주부라면 한 번쯤은 느껴봤을 손저림 증세는 심할 경우 밤잠을 못잘 정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약지 중지, 엄지 등이 아프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아 손이 저리고 전화기, 숟가락 등을 들기가 힘들 때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60대 주부들은 저리거나 쥐가 난 듯 하거나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손저림증의 증상이 느껴질 때 흔한 혈액 순환의 문제나 일시적인 피로현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저림증은 가볍게 볼 증상이 아니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40~60대 주부들의 경우, 신체 노화가 시작되며 관절, 근육 등의 퇴행이 시작되게 되는데, 손이 저린 증상 하나에도 다양한 병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최인철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김장을 마친 주부들의 경우 손저림 증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거나 방치하다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며 “김장을 마치고 1주일 이상 손이나 손목의 저림 증세가 지속되고 통증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저림 증상이 느껴지는 가장 대표적인 병은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중앙 부분 아래의 정중신경이 손목관절의 전방에 위치하는 터널모양의 수근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주위 구조물에 눌려서 발생한다. 이 밖에도 목디스크가 원인이 돼 경추에서 뻗어 나오는 신경가지가 눌려 손저림증이 생기거나 당뇨 등 대사 질환의 2차 증세로 손저림증을 느낄 수도 있다.

바른세상병원이 지난 201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손저림증으로 내원한 환자 267명 중 32.6%(87명)가 손목터널증후군, 31.5%(84명)는 목 디스크 이상으로 진단됐으며, 목 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이 동시에 있는 경우는 2.6%(7명)로 나타났다.

최 센터장은 “김장 시 장갑을 끼고 손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김장을 마친 다음에는 온찜질을 해 주고, 무거운 짐은 여러번 나눠 드는 것이 좋다”며 “한쪽 손만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의식적으로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손목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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