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가뭄의 非정상] 한달지나도 신선한 상추…면역력 생긴 '보관 유통'
뉴스종합| 2015-11-03 09:42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농산물 가격 조절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가뭄 등에 따른 유통 매커니즘이 복잡해지면서 공급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유통업계는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과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농산물의 저장기간을 늘림으로써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또 농민들이 풍년으로 인해 헐값에 파는 일을 줄이고 있다.

CA 저장 기술은 산소의 농도를 낮추기 때문에 사람은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한다.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직원들이 저장된 상추를 꺼내보이고 있다.

CA 저장 기술은 산소와 질소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고 수확할 때와 같은 본래의 맛을 유지시키는 저장방식이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산소 21%, 질소 78%, 이산화탄소 등 기타 물질 1%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산소의 비율을 낮춰 작물의 호흡을 늦춘다. 사람은 산소 농도가 18%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 곤란을 느끼지만, 채소는 노화가 늦춰지는 것이다.

다만 산소를 아예 없애 버릴 경우 농작물은 자신이 갖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호흡을 하는 ‘혐기성호흡’을 해 오히려 발효나 부패가 진행되기 때문에, 적당한 비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작물마다 호흡의 정도가 다르고 숨을 쉬는 기공(氣孔)의 수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농작물에 맞는 비율을 찾아야 한다.

가령 이마트의 경우 2012년 1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에 CA 저장 기술을 적용한 후레쉬센터를 열었다. 20여개의 저장고를 두고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다르게 조절해 농산물을 저장하고 있는데, 사과, 배와 같은 과일 뿐만 아니라 상추, 배추와 같은 채소도 한달 이상 저장해뒀다가 시기에 맞춰 출고할 수 있다. 이마트는 이 기술을 이용해 2013년 여름 배추 가격이 뛸 때는 도매가보다 저렴한 배추를 판매할 수 있었고, 올 여름에는 장마철 무렵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 상추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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