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날부터 예산안조정소위(옛 계수조정소위)는 예산안 감액 심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증원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여야에 소위를 다시 구성할 것을 요구하며 직권으로 회의를 보류했다.
결국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가 소위 위원 수를 당초 15명(여당 8명, 야당 7명)에서 각각 1명씩 늘린 17명으로 발표한 게 화근이 된 셈이다. 예결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에서 소위는 15명으로 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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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예결위 여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헤럴드경제] |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원내지도부의 책임을 물었다. 김 의원은 “예결위 계수소위 증원에 관한 부분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사안이지 양당 교섭단체에서 임의적으로 합의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진통 끝에 9일에 15인의 소위 구성키로 의원정수 의결했는데 그 상황을 양당 원내지도부가 뻔히 알면서 증원 합의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소위 구성 증원에 대해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위원을 한 명씩을 더 추가하자고 요구해왔다”며 “야당에서는 ‘내년에는 총선이 있으니 보통 때와 다르지 않냐’, ‘지역안배도 중요하니 한 명 더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의 요구가 있었기에 “그 쪽에서 한 명을 요청하면 우리도 호남권 배려 차원에서 호남 출신 이정현 최고위원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은 소위 위원 증원을 여당이 준 ‘뜻밖의 선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도 소위 위원을 1명 늘려달라는 희망사항을 가졌지만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제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서 태풍이 몰아쳐 버렸다”며 “우리는 가만히 있다가 떡 주워 먹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안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증원 배경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 간에 복잡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청와대와 여당은 오늘부터 예산안조정소위가 시작될 수 있도록 내부 분란을 조속히 매듭지어 달라. 야당은 차분히 국회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그렇게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할 것은 아니다”고 안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a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