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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ㆍ출산 근로자 해고한 사업장, 적발 쉬워진다…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국회 통과
뉴스종합| 2015-11-24 09:02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올해 육아휴직 중이었던 김 모씨는 사장이 불러 식사를 하다 구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해 사직서를 쓰지 않았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노동 관서에 신고하지 않았고, 해당 사업장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현재 김 씨는 회사를 관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

내년부터 임신 또는 출산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출산 및 육아휴가를 주지 않는 사업주는 김 씨처럼 피해 근로자의 신고 없이도 처벌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고용부장관이 임신이나 출산 중인 여성 근로자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용부가 공단을 통해 관련 정보를 받게 되면 해당 근로자의 신고 없이도 해고나 이직, 출산 및 육아 휴가 사용 여부 등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직장 분위기나 동료에 대한 부담, 불이익 등이 우려돼 육아 휴직을 못 쓰거나 퇴사 요구를 받아도 신고하지 못 했던 근로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용부에 따르면 그동안 피해 근로자들이 직접 신고를 하지 않으면 사업주의 위법행위를 적발하기 어려웠다.

실제 고용부가 지난 한 달간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관련 불법사항에 대한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신고는 46건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근로자가 신분이나 사업장을 밝혀 조치를 취한 것은 2~3건에 그쳤다. 또 지난 7~8월간 출산휴가 사용률이 낮은 사업장 455개소를 집중 점검했을 때도 위반사업장은 385곳이었지만 사법처리는 3건에 불과했다.

김종철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지금까지 부당 해고를 통보받고도 재취업 등의 우려로 신고를 꺼렸던 여성 근로자들이 많아 해당 사업장을 적발하기 어려웠다”며 “개정안이 통과돼 앞으로 출산이나 육아를 앞둔 근로자가 있는 사업장을 미리 파악해 지도 및 계도를 하고, 출산휴가를 주지 않거나 해당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자체적으로 적발해 처벌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근로자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또 사업주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고, 퇴직금 삭감 등 부당한 처우를 해서도 안 된다. 만약 사업주가 휴가를 주지 않거나 급여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해고금지 규정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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