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메이드 인 저머니’의 굴욕…獨 수입차 9개월 만에 최저
라이프| 2015-12-01 07:54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독일차 인기가 주춤해진 가운데 독일을 원산지로 둔 차들의 국내 수입 실적도 9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관세청 통계를 이용해 작성한 주요국가별 수입 자료에 따르면 독일에서 수입된 자동차 물량은 9월 1만3232대에서 10월 9918대로 25% 감소했다. 독일에서 수입되는 차가 월별 기준 1만대를 밑도는 것을 올해 1월(9445대)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독일로부터 수입되는 차량은 올해 2월부터 1만2242대를 기록한 뒤 9월까지 줄곧 1만대 이상을 유지하다 10월 들어 1만대 선이 붕괴됐다.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던 8월달 1만6111대와 비교하면 38% 줄어든 수치다. 


물량이 줄면서 독일로부터 수입되는 차량 금액도 덩달아 감소했다. 독일에서 수입되는 차량 금액은 9월 5억2190만달러에서 10월 약 4억3337만달러로 약 17% 떨어졌다. 이 역시 올해 1월(4억7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독일 외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차량 금액이 9월보다 10월 들어 증가해 더욱 대비를 이루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들여오는 차량 금액은 소폭 늘었고, 스웨덴의 경우 2.5배 상승했다. 영국산 차량 금액도 2배 이상 늘며 눈에 띄게 올라갔다. 독일 외 수입 차량 금액이 감소한 나라는 2000만달러가 줄어든 이탈리아가 유일하다.

이 통계는 각 나라에서 생산된 원산지 개념을 기준으로 한다. 이에 독일에서 수입되는 차의 경우 독일 브랜드 전체 데이터로 볼 수는 없다. 독일 브랜드 모델이 독일 외 다른 나라에서도 생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로 수입되는 독일차 주요 차종 상당 부분은 독일에서 생산돼 독일산 수입차 실적이 저조한 것은 독일 브랜드 성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 국내서 많이 팔리는 폴크스바겐 골프와 티구안<사진>은 독일에서 생산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대부분의 물량을 독일에서 생산하고 BMW와 아우디도 독일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10월 들어 독일서 수입하는 차량이 급감한 것을 두고 폴크스바겐 디젤스캔들 여파라는 해석이 따른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독일서 우리나라로 통관되는 물량이 줄었다는 것은 본사에서 물량을 조절하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며 “폴크스바겐을 중심으로 수입 물량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활용되는 수입차 등록 통계 10월 데이터에서도 독일 브랜드는 평균치를 밑돌았다. 10월 독일 수입차 등록 비중은 60.9%에 그쳐 올해 10월 누적 비중인 68.7%에 한참 못 미쳤다. 작년 10월 누적 비중인 70.5%보다도 10%포인트 가량 낮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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