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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속도 늦어지는 지구…하루 ‘24시간’ 공식 깨질까
뉴스종합| 2015-12-16 09:32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기후변화 담론의 가장 큰 단점은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피해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가 늘어 근무시간이 1시간 연장된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 CNN방송은 15일(현지시간)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자전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2005년 북극 빙하와 2014년 북극 빙하 상태.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인터랙티브 기후변화 자료]


미국 하버드 대학의 지구물리학 연구팀에 따르면 21세기 지구의 자전 속도는 최소 5밀리초(5/1000초)가 느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지구 자전속도인 23시간 59분 38초~24시간 00분 30초에서 매일 5밀리초~8밀리초 이상 추가되는 것이다. 하버드 연구팀의 제리 미트로비카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의 융해 속도가 이례적으로 빨라졌다”며 “융해가 지속될 수록 지구 자전속도는 더 느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수면 상승이 지구 자전속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지구물리학계에서 형성된 담론이다. 해수면 상승은 해저면과 바닷물 사이에서 생겨나는 마찰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지구의 자전속도를 늦춘다. 바닷물이 거대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미트로비카 교수는 “극동지역의 빙하가 녹아 이동하는 것은 스케이트 선수가 팔을 길게 뻗고 회전하는 것과 같다”며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자전축과 기조력도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지구의 속도를 늦추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트로비카에 따르면지난 100년 사이 지구의 자전 속도는 약 1.7밀리초 느려졌다. 자전축은 한 세기 사이 약 1㎝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자연재해도 지구 자전속도를 늦추는 한 요인으로 꼽혔다. 미트로비카 교수는 “빙하 융해의 상승 속도와 지진 등 자연재해의 정도가 향후 지구 자전속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지구 자전속도가 1.8 밀리초 가량 느려지고 자전축이 약 10㎝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각국의 저탄소정책 이행 정도에따라 오는 2100년까지 세계의 빙하가 약 15~85% 녹아내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트로비카 교수는 “지구가 몇 밀리초 느려졌다고 사람들이 공포에 떨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환경에 초래한 결과가 무엇인지는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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