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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리포트 ②] 대리 필요한 대리기사...10명중 6명 수면장애
뉴스종합| 2016-01-25 08:46
-하루 평균 6.83㎞ 걸어…71.6%가 근골격계 이상
-전국대리기사협회 “서울시 쉼터 조속 운영” 촉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대리운전기사는 대부분 야간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야간노동은 그 자체가 발암요인으로 분류될 만큼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따라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거점에 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도 실시되지 않고 있어 발표와 시행이 따로따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실태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점이 그대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37.9%가 우울증세가 있다고 답했고 40.5%는 심혈관을 포함한 신경계통의 이상이 있다고 답했으며 54.9%는 소화계통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63.3%는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답해 그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한편 대리기사들은 업무과정에서 하루 평균 6.83㎞를 도보로 이동하는데, 10㎞이상 걷는 경우도 많아 응답자의 71.6%가 이로 인한 근골격계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받지 못하는 감정노동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최근에 사회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취객을 상대로 대면 서비스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직업으로서 대리기사는 실제로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85.8%가 손님으로부터 폭언ㆍ폭행ㆍ위협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폭행의 경험은 대리기사에게 심각한 상흔을 남기게 되었고 절반 이상이 폭행 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대리기사의 건강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83.6%에 이르렀다.

치료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54.9%)이고 다음은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서(18.9%)라고 밝혔다.

대리운전기사들은 생존을 위한 삶의 막장으로 내몰린 가운데 유일한 생계수단인 건강마저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으나 제대로 치료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사회구성원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망이 사회보장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리운전기사는 오히려 사회안전망으로부터 체계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대리운전기사협회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약한 대리기사쉼터 사업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측은 “쉼터가 어려움에 처한 대리기사들의 휴식 및 대기공간이자 교육과 복지, 단결과 결속을 위한 권익공간으로 발전해 대리기사들의 새로운 희망공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됐고 지난해 서울노동권인센터가 개소 됐다”며 “연내에 이동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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