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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박병국]김종인 참배 두고 갈라진 5·18민심
뉴스종합| 2016-02-01 11:01
“참배 못한다” vs. “사죄했으니 참배해도 된다”

지난 31일 광주 망월동 국립 5.18 묘지에는 일대 소란이 일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묘역 참배를 5ㆍ18정신실천연합 광주거시기회 등의 회원들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보위 참여에 앞장선 김종인은 민주의 성지에 발을 들여놓지 말고 즉각 돌아갈 것을 광주시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고 했다.

박남선 5ㆍ18 항쟁 구속자동지회 회장은 “김종인이 오려면 전두환이 준 훈장 반납하고 광주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 위원장과 함께 참배에 나선 김양래 5ㆍ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참배를 막는 사람들을 향해 “이건 광주 사람들이 할 짓이 아니야! 당신들 다 당에 가입한 사람들이야. 여러분들 정치지형 따라 가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결국 김 위원장의 묘역 참배는 예정보다 20여분 늦게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상원 열사의 묘역 앞에서 무릎을 꿇고 국보위 전력에 대해 거듭 사죄했다.

김 위원장은 “조금전에 저를 향해 이야기하는 것도 제가 아주 경청했다”며 “사유야 어떻든 간에 그와 같이 정권을 쟁취한 그런 데 참여를 했던데 대해 광주의 상황을 와서 보니 어느 정도 제가 사죄의 말씀 드려야 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소란을 지켜보며, 차에 오른 기자는 인터넷에서 사진 한장을 발견했다. 지난 21일 있었던 5ㆍ18 국민의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 사진에 녹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전두환 국보위의 주역인 김종인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현장 사진이다. 거기에 ‘5ㆍ18 정신실천연합’의 이름이 있었다.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광주의 민심은 이렇게 ‘정치적으로’ 둘로 갈라져 있다. 신군부의 총탄에 죽어간 가족들, 5월만 되면 돋아나는 상처를 수십년째 안고 사는 사람들의 슬픔은 외면당한 채.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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