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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 정글의 법칙 멤버들에게 강추함
엔터테인먼트| 2016-02-03 19:03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복수와 생존 코드를 깔고 있다.

이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지만 런닝 타임내내 긴장감이 유지돼 긴 시간이 별로 지루하지 않았다.

19세기 미국의 모피 사냥꾼 대원들의 길잡이였던 글래스가 회색곰의 습격을 받아 죽음 직전까지 간 상태에서 피트제럴드에게 맡겨졌으나, 피트제럴드는 글래스의 아들 호크를 죽이고, 글래스를 생매장한 후 모피 사냥꾼 일행에 합류해버린다.

거의 다 죽어가는 글래스를 살린 건 피트제럴드를 잡아야 한다는 복수에 대한 의욕이다. 복수 때문에 강인한 생존력을 발휘했지만, 복수 코드를 떼놓고 보면 대자연속에서 생존해 나가는 한 인간의 모습이 ‘정글의 법칙‘ 제작진과 출연진들에게 어느 정도 참고가 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장면은 글래스가 피트제럴드를 잡아야 하는 가운데, 인디언에도 쫓기고 있는 도피 상황에서 한 원주민을 만나면서다.

그 때는 심한 추위와 강한 눈보라를 동반하는 강풍이 불어,사람이 날아갈 정도였다. 하지만 그 원주민은 다죽어가는 글래스를 위해 나무를 구해 움막을 지어주고 불을 피워준다.

어디까지나 영화지만 이런 모습은 야생 그대로였다. 촬영팀들이 눈으로 덮여있는 겨울숲에서 노숙을 하며 찍었고, 19세기 자연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인공조명도 자제했다. 그렇게 해서 모피 사냥꾼의 처절한 생존기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영화는 끝없이 펼쳐지는 미 서부의 웅장한 겨울 대자연 풍광속에서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인간의 왜소함과 나약함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병만족들이 자연 속에서 펼치는 생존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은 여전히 두자리 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시청자들도 ‘정법‘에 상당히 익숙해졌다.

비가 오면 어떻게 피하고 숲과 바다에서 먹을 것을 어떻게 구하는지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크레이 피시와 킹크랩도 자주 보니 덜 새롭다. 홍일점 여성 멤버의 캐릭터 부각도 이젠 쉽지 않다.

‘정법’ 제작진은 식상함과 익숙해짐을 탈피하기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병만을 조그만 섬에 혼자 보내놓고, 나머지 병만족들로 24시간 생존하게 하는 게 하나의 예다.

5년을 넘긴 ‘정법‘의 족장 김병만은 출연자라기보다는 제작진이나 다름없고, 육해공 자격증을 딴 안전요인이기도 하다.

이제는 금요일 밤을 책임지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스테디셀러가 된 ‘정글의 법칙’이 대자연속의 생존기인 ‘레버넌트‘에서 조그만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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